지난 주말 고용 충격으로 경기후퇴(recession)가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이날 4분기 어닝시즌의 개막을 앞두고 실적에 대한 불안감마저 높아졌다.
팩트셋 리서치의 집계에 따르면 S&P500 구성 종목의 4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2%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기와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수요 위축 전망으로 이어지면서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자 에너지 및 상품주가 약세를 나타내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금융주도 비교적 큰 폭으로 밀려났다.
이날 주요 경제지표 발표는 예정돼 있지 않다. 투자자들은 장 마감 후 어닝시즌의 첫 테이프를 끊는 미국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이자 블루칩 종목인 알코아의 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전 11시4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8543.9로 전거래일대비 55.28포인트(0.64%)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56.12로 15.47포인트(0.98%) 내렸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2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거래일대비 배럴당 2.52달러(6.17%) 하락한 38.31달러를 기록중이다.
◇씨티-모간스탠리 `명암`
씨티그룹(C)과 모간스탠리(MS)는 명암이 엇갈렸다. 씨티그룹은 10% 급락세다. 반면 모간스탠리는 3.7% 올랐다.
씨티그룹은 지난 주말 주식 중개 사업부인 스미스바니를 떼내 모간스탠리와 합작법인을 만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간스탠리는 최고 30억달러까지 투자해 합작법인의 지분 51%를 갖고 3~5년 안에 나머지 지분도 살 수 있는 권한을 획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날 중 구체적인 합의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씨티그룹의 고문이자 이사로서 씨티호(號)를 사실상 움직여 왔던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은 퇴임한다고 밝혔다. 루빈은 금융위기 속에서 씨티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가 급락 여파로 에너지주가 약세다.
엑손 모빌(XOM)이 1.1%, 셰브론(CVX)이 1.3% 각각 하락했다.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 알코아(AA)는 7.8% 떨어졌다.
월가는 알코아가 4분기 주당 7센트의 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알코아는 지난주 전세계 직원의 13%인 1만50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을 정도로 경영 사정이 악화된 상태다. 이날 도이체방크는 알코아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2위 자동차업체 포드(F)도 3% 밀려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자동차 `빅3` 가운데 유일하게 구제금융을 지원받지 않은 2위 업체 포드가 구제금융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자동차 판매가 포드의 추정치보다 1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포드도 정부에 손을 벌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포드는 올해 미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122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문가들의 추정치보다 낙관적이다.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는 올해 자동차 판매량을 각각 1080만대, 1100만대로 제시했다. 컨설팅업체 렉싱턴도 1000만~1050만대로 내다봤다.
한편 포드는 지난달 의회에서 올해 미국의 자동차 판매가 추정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13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