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경기후퇴)`에서 `D(디플레이션)`으로 진화된 공포와 씨티그룹발 금융우려로 침몰하던 주식시장을 `구원투수` 가이스너가 건져올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가이스너 뉴욕연방은행 총재를 재무장관으로 지명할 것이라는 뉴스가 전해진 직후 뉴욕 주식시장은 곧바로 수직 상승했다. 다우 지수는 단숨에 500포인트 가량 솟구쳤다.
차기 재무장관 인선은 그 자체만으로 주식시장에 호재일 가능성이 높았다. 시장은 벼랑 끝에 내몰린 금융시장과 경제를 구원하기 위해 `레임덕`으로 올스톱된 부실자산구제계획(TARP)과 경기부양책, 자동차 구제법안 등이 신속하게 추진되기를 간절히 바래왔기 때문이다. 지난 이틀간 폭락의 배경에는 워싱턴에서 결국 불발된 `자동차 구제 드라마`에 대한 염증과 불확실성도 한 몫 했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마크 파도 미국 시장 전략가는 "재무장관 인선은 차기 재무팀이 대통령 취임일인 내년 1월20일에 대비해 경제정책 마련에 착수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는 "오바마가 누구를 택했느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시장에 중요한 사실은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미츠비시 UFJ의 크리스 럽스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가장 선호하는 인물이 발탁됐다"며 "가이스너는 금융시장을 혼란의 도가니에서 구출해낼 환상적인 선택"이라고 극찬했다.
존슨 일링턴 어드바이저스의 휴 존슨 회장은 "`가이스너는 훌륭한 선택`이라는 것이 시장이 전한 메시지"라며 "지금 미국이 필요로 하는 인물은 젊고, 에너지가 넘쳐 하루 26시간 일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이스너 호재가 랠리를 지속시킬 수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재무장관 인선으로 `레임덕 불확실성`이라는 한 가지 악재가 걷혀졌지만 경제와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안감은 여전히 팽배하다.
여전히 숲 속이고, 험난한 골짜기가 계속될 것임은 분명하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경제가 4분기 -5% 역성장하고, 내년까지 실업률이 9%로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힐리어드 라이온스의 앨런 발데스 브로커는 "월요일이 되면 씨티의 운명이 보다 분명해질 것"이라며 "주식시장은 여전히 자신감을 잃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WJ 다우드의 워렌 메이어스 트레이더는 "시장의 분위기가 어제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숲속"이라며 "모든 시선이 씨티와 워싱턴을 향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