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삼성전자, 美애플에 특혜..국내업체에 피해"

김현미 의원 "낸드플래시 저가 공급..중소기업 고사 위기"
  • 등록 2005-10-04 오전 6:08:32

    수정 2005-10-04 오전 6:08:32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삼성전자(005930)가 MP3P 제조원가의 절반을 차지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미 애플사에 지나치게 싸게 공급해 국내 중소업체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4일 "삼성전자는 시장에서 6.88달러에 거래되는 낸드플래시를 애플사에 3.38달러에 판매했다"며 "이는 우리 중소기업이 어렵게 개척한 MP3P시장을 무너뜨리는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삼성전자는 ▲애플사에 공급한 낸드플래시는 MLC로 국내업체에 공급하는 SLC와 종류가 다르며 ▲MLC를 사용하려면 제품설계가 달라져야 하는데 국내업체들은 이에 대한 준비를 하지 못했고 ▲물량 부족시 사업현실을 감안해 대형거래선을 우선 챙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이어 "몇몇 중소업체들이 시중제품을 뜯어 확인할 결과 애플사 제품에 SLC가 탑재돼 있었고, 일본의 전자기기 정보사이트인 외치임프레스에 실려있는 애플의 `아이팟 나노` 사진에도 삼성의 SLC가 보일 뿐 아니라, MLC와 SLC의 차이를 인정하더라도 가격을 절반 이하에 판매한 것은 분명한 불공정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애플이나 소니는 삼성과 직접 거래하지만 국내 중소업체들은 삼성이 지정해준 총판을 통해서만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부당한 차별행위"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공정위는 국내시장에 들어온 애플 제품의 SLC 탑재 여부를 확인하고 정확한 샘플링을 통해 우리 중소기업들이 주장하는 가격차별행위를 조사해야 한다"며 "삼성전자와 애플이라는 세계적 독점기업간 결합은 국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애플에 대한 시장불공정 행위 조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5월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나눔경영을 하겠다고 발표한 삼성이 국내 중소기업을 차별하고 거대 외국자본을 우선 챙기고 있는 것은 피땀 흘리며 개척한 우리 기술과 시장을 말살하고 있는 행위"라며 "삼성은 단기적 이익에 빠지지 말고 건전하고 투명한 경영을 통해 중소기업과 상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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