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이의철특파원] 뉴욕증시가 동반 급락하며 다우지수 1만선이 붕괴됐다.다우지수가 1만선을 밑돈 것은 지난해 12월 10일 이후 5개월만에 처음이다.이로써 나스닥 2000선,S&P 1100선에 이어 다우지수도 심리적 지지선인 1만선을 하회했다.오늘 나스닥은 1900선 마저 무너졌다.
"오늘은 투자자들이 낙관론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RBC데인로셔의 필 다우는 말한다.필 다우는 "마치 세상의 종말이라도 온 것처럼 투자자들이 투매했다"고 이날 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급락할만한 충분한 이유는 있었다."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깊숙히 자리하고 있었고 이밖에 중동의 불안상태,유가 급등세와 이로인한 소비지출의 위축우려,이라크 포로 학대사건으로 인한 부시 대통령의 인기도 추락 등등도 모두 월가의 우려로 작용했다.아시아와 유럽증시의 급락도 부담이었다.
지금은 투매할때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시장의 "두려움"에 묻혔다.SW바흐의 피터 카딜로는 "현재 시장은 과매도상태로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는 과장돼 있다"며 "조만간 하락추세는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지만 소용없었다.
제프리증권의 아트 호건 역시 "금리가 인상된다고 해서 세계경제가 붕괴하지 않으며,기업순익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점이 확인되면 시장은 다시 방향 전환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투매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6월 금리인상 대세로
6월 금리인상론은 점점 힘을 얻어가고 있다."6월 인상론"에 저항하던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메릴린치 등도 백기를 들었다.이미 지난주말 HSBC와 CSFB가 "6월 인상"으로 전망을 수정한 데 이어 대형투자은행들도 이에 동참한 것.
월가 투자은행소속 20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이중 13명이 6월 금리인상에 동의하고 있다.나머지 7명은 8월 금리인상을 전망했다.고용지표 발표 이전엔 4명이 6월 금리인상을,10명이 8월 금리인상을,나머지는 12월 또는 내년 5월 금리인상을 예견했었다.
연방금리선물은 6월 인상가능성을 90% 반영한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골드만삭스의 빌 더들리 이코노미스트는 그간 연준리의 인내심이 올해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금은 이를 수정했다.더들리는 "올해말까지 연방기금금리는 2%에 달할 것"이라며 "당초 예상보다 연준리가 훨씬 빨리 움직일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메릴린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지난주말 고용지표로 연준리가 보다 빠르게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점이 확인됐다"며 "고용시장은 예전과 달리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의 리처드 버너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연준리가 올 6월 금리인상에 나서기 시작해 올 연말엔 연방기금 금리가 1.75%에 이를 것"이라고 수정전망했다.당초 모건스탠리는 올해말까지 연방기금 금리가 0.25%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3개 투자은행들은 그러나 아직은 94년의 재현을 예상하지는 않고 있다.더들리,로젠버그,버너 모두 연준리가 신중한 속도(measured pace)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데는 동의하고 있다.
◆다른 악재들은 없나
일부 시장전략가들은 이미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시장에 반영돼 있다고 지적한다.따라서 오늘 급락장의 진짜 원인은 딴데서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GKST 이코노믹스의 브라이언 웨스트버리는 "연준리가 당장 내일 연방기금금리를 현행 1%에서 3%로 세배 올린다고 하더라도 이는 시장친화적인 금리정책"이라며 "지금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이라크사태와 테러리즘이지 금리인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의 재선가도에 큰 장애물이 발생했고 이것이 증폭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월가의 우려다.이라크 포로 학대사건이 바로 그것.
월가는 그간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기정사실화했던 바,부시가 재선에 실패한다면 월가는 이를 "불확실성"으로 받아들일 것이다.이날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포로 학대로 사임 압력을 받고 있는 럼스펠드 국방장관을 노골적으로 옹호해 이같은 우려를 증폭시켰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밖에 몇가지 장애물을 언급하고 있다.골드만삭스의 빌 더들리는 "금리인상 자체보다 금리인상으로 인해 미국경제의 중심축인 소비지출이 위축될 것이란 점이 가장 우려스러운 점"이라고 말했다.메릴린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유가를 꼽는다.
로젠버그는 "유가가 역풍이 될 것"이라며 "올해만도 유가상승으로 소비지출이 약 500억달러 줄어들었다"고 말했다.모건스탠리의 리처드 버너 역시 유가가 암초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버너는 "만약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정불안으로 유가수급체계에 이상이 온다면 유가는 현수준의 두배로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