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하반기 가전·IT 트렌드를 짚어볼 수 있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는 올해도 번뜩이는 제품이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눈에 띄는 신기술도 심심찮게 보였다.
후발주자로 여겨온 중국 업체는 상하 일체형 세탁·건조기 유리 도어에 터치스크린을 탑재해 시선을 끌었다. 유럽 현지 프리미엄 가전 업체는 드럼세탁기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세탁 기능을 강화하는 대신 옷감 손상을 줄이도록 내부 구조를 바꿔 경쟁사들에게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에서 지난 4~10일(현지시간) 열린 IFA 2024에서 중국 하이센스는 유리 도어에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상하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선보였다.
| 중국 하이센스가 유리 도어에 터치스크린을 내장한 상하일체 타워형 세탁건조기. (사진=김응열 기자) |
|
이 제품은 상단에 건조기를, 하단에 세탁기를 각각 배치한 상하 일체형 제품이다. 이러한 제품은 조작부가 통상 세탁기와 건조기 각각 상단, 혹은 세탁기와 건조기가 맞닿는 부위에 있다.
하이센스처럼 유리 도어에 터치스크린을 내장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실용성을 떠나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하이센스 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은 이 일체형 제품을 향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 안경, 커프스 등을 고속 세척할 수 있는 하이센스 상하일체 타워형 세탁건조기의 ‘울트라소닉 케어’. (사진=김응열 기자) |
|
하이센스는 보통 조작부가 들어가는 제품 중간 부분에 여닫을 수 있는 서랍을 대신 탑재했다. 이곳에는 세제와 표백제, 섬유유연제를 넣는 공간과 ‘울트라소닉 케어’라는 명칭의 통이 있었다. 이 울트라소닉 케어는 안경, 커프스 같은 장신구를 별도로 세척할 수 있다. 이 제품은 미국과 유럽 시장을 겨냥해 내년 출시할 예정이다.
유럽 프리미엄 가전업체 밀레는 드럼세탁기에 AI를 도입하면서 내부 설계를 옷감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확 바꿨다. 보통 드럼세탁기 내부에는 리브라는 명칭의 구조물이 있다. 리프터라고도 불리는 이 구조물은 드럼세탁기의 드럼이 회전할 때 세탁물과 세제를 잘 혼합해 빨래 효과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세탁물에 충격을 줘 시간이 지나면서 옷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 밀레 W2 노바 에디션 세탁기. (사진=김응열 기자) |
|
밀레는 세계 최초로 이러한 리브를 없앤 드럼세탁기 ‘W2 노바 에디션 세탁기’를 선보였다. 리브를 없앤 대신 AI를 활용해 세탁물 종류와 크기에 따라 드럼 움직임을 조정하고 세탁 효과를 높였다.
이를 두고 LG전자 임원도 눈에 띄는 점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향은 LG전자 H&A 사업본부 CX담당 상무는 “리브가 없으면 좋다는 점을 다 알고 있지만 세제와 세탁물을 잘 섞이게 하려면 리브가 있어야 했다”며 “리브 대신 AI로 보완한 점이 인상 깊었다”고 언급했다.
| 기존 드럼세탁기에 설치된 리브. (사진=김응열 기자) |
|
| 리브를 없앤 밀레 W2 노바 에디션 세탁기 내부. (사진=김응열 기자) |
|
이밖에 공기청정기 제조사 제로웰(해외 브랜드명 젠웰)은 디퓨저 기능이 가능한 공기청정기 제품을 선보였고, 실내 공간 절약이 가능한 창문 일체형 식물재배기를 선보인 한국 스타트업 발코니팜도 IFA에 참가했다.
| 발코니팜의 창호일체형 식물재배기. (사진=김응열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