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연초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회사채 발행이 줄을 잇는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개시 여부가 확정되며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된 것으로 평가되지만, 등급별, 만기별로 크레딧 시장 내 온도 차가 감지되고 있다.
수요예측만 15곳…회사채 슈퍼위크
오는 15일 가장 먼저 수요예측을 앞둔 기업은 SK브로드밴드와 현대제철이다. 두 곳 모두 회사채 상환을 위한 차환 발행 자금이다.
SK브로드밴드 3년물 1000억원, 5년물 500억원 등 총 1500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 중이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 계획을 세워뒀다. 현대제철 2년물 200억원, 3년물 2200억원, 5년물 600억원 등 총 3000억원 규모로,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 한도를 열어뒀다.
올해 두 번째 증권채 주인공인 삼성증권은 오는 17일 수요예측이 예정돼 있다. 2·3년물로 2500억원 규모를 조달하는데,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업종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첫 번째 발행 주자였던 미래에셋증권이 높은 수준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점을 감안했을 때 높은 금리 수준에서 회사채를 찍어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PF 관련 옥석가리기…크레딧 양극화 심화”
A급 비우량채도 본격적으로 발행 시장을 찾는다. 한화(2·3년물 1500억원), 신세계푸드(2·3년물 700억원), SK렌터카(3년물 1000억원, 5년물 500억원), SK실트론(2·3·5년물 1000억원) 등이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크레딧 스프레드(신용등급 AA-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가 축소됨에 따라 트랜치별로 선호도가 차이가 난다”며 “금리 인하를 전망할 때 장기채를 선호하는데, 현시점에서는 2·3년물이 인기가 더 높다”고 답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로 시장 불안심리가 다소 완화될 수 있지만, PF 관련 옥석가리기 진행과 크레딧 양극화 심화가 예상된다”며 “크레딧 스프레드는 연초 효과에 힘입어 태영건설 이슈에도 강보합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외에도 HD현대오일뱅크(3·5년물 1500억원), 롯데지주(2년물 1100억원, 3년물 1500억원), 대상(2년물 200억원, 3년물 800억원), LG헬로비전(3년물 1000억원), 에쓰오일(5년물 1700억원, 7년물 600억원, 10년물 700억원), 연합자산관리(3년물 1400억원, 5년물 1200억원) 등이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