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반짝'하고 사라진 '리오프닝 효과'…이번엔 다를까

유커 기대감…화장품·카지노·여행주 일제히 급등
올해 초 '이벤트'로 끝난 리오프닝…이번엔 계속될까
"펀더멘털 기반 상승 아냐…中 실물지표 이후 봐야"
  • 등록 2023-08-16 오전 5:30:00

    수정 2023-08-16 오전 5:30:00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중국이 6년 만에 한국행 단체관광 빗장을 풀면서 중국 소비주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간 반도체와 2차전지 등이 이끈 시장에서 소외됐던 만큼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면서다. 시장의 관심은 이들 소비주가 상승세를 얼마나 이어갈지에 쏠렸지만, 일각에서는 상승세를 지지할 동력이 약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초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를 기대했지만 빠르게 거품이 꺼지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온 기억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소비주들이 중장기적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선 중국의 경제 실물지표 등 경제 기초체력을 확인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리오프닝주인 화장품주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관광의 문을 열겠다고 발표한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한국화장품(123690)은 89.22% 급등했다. 토니모리(214420)뷰티스킨(406820)은 각각 38.85%, 37.39% 올랐고, 마녀공장(439090)제이준코스메틱(025620), 코스맥스(192820) 등도 각각 35.70%, 41.57%, 36.63% 오름세를 나타냈다.

중국인 VIP 고객이 국내로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카지노 관련주 역시 급등했다. 롯데관광개발(032350)은 같은 기간 44.01% 상승했고, GKL(114090)파라다이스(034230)도 각각 27.80%, 24.64% 올랐다. 면세주인 호텔신라(008770), 현대백화점(069960), 신세계(004170)도 각각 22.97%, 25.31%, 10.88%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상승을 경계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코로나19 엔데믹에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리오프닝 효과’를 기대했지만 주가 상승 기간이 짧았던 경험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초까지 화장품과 여행, 면세 등 관련 소비주는 리오프닝 기대에 주가가 급등했다가 이후 하락을 거듭하고 최근까지 ‘박스권’ 수준의 주가를 유지해왔다.

증권가에서는 중국의 경제 지표가 리오프닝 효과를 뒷받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리오프닝 효과 기대감이 높아졌던 지난 1~2월 당시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3.5%로 작년 1~2월 소매판매 증가율(6.7%)보다 낮았다. 광공업생산(1~2월 누적)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4%에 그쳤다. 중국 실물경제 지표가 따라오지 못하면서 단기성 이벤트로 인식된 리오프닝 효과가 희석됐다는 평가다.

당시 한국은행은 ‘중국 리오프닝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리오프닝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성장제고 효과는 0.3%포인트 내외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중국 리오프닝은 대중수출 회복, 중국인 관광객 유입을 통해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과거 평균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중국 소비관련주의 실적 전망이 불안정하고, 외국인 매도세도 지속되고 있다”며 “아직 펀더멘털 동력을 기반으로 한 상승이라기 보다 이슈와 가격 이점에 의한 반등으로 보여 실물지표 공개 시점 전후가 정점일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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