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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누구나 한 번쯤 영화 ‘아마겟돈’, ‘딥임팩트’, ‘돈룩업’ 등을 보면서 지구와 소행성, 혜성들이 충돌하는 재난을 상상해 봤을 것이다. 그럴 때면 등장하는 게 바로 ‘지구 방위대’다. 선발된 영웅들이 소행성에 직접 가서 폭발물을 설치하는가 하면 천문학자들이 나서 소행성과 혜성 충돌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정부와 국민을 설득하기도 한다.
영화에서나 봤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지구에 다가오는 소행성의 방향을 바꾸는 실험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오는 27일 오전 8시 14분(한국시간)에 다트 임무로 우주선을 근 지구 쌍 소행성 디디모스의 위성(부속) 소행성 디모포스에 충돌시켜 소행성 궤도를 바꾸는 시도를 한다.
디모포스는 지름 약 160m로 자유의여신상(93m) 보다 큰 소행성으로 디디모스의 주위를 지구와 약 1100만km 떨어진 곳에서 11.5 시간 주기로 돌고 있다. 다트 우주선은 군용 기술을 개량해 적용했기 때문에 미사일과 비슷한 원리를 가진 탐사선이다. 미사일 유도 알고리즘으로 자동 항법 장치를 이용해 비행궤적을 스스로 결정해 디모포스에 초당 6.6km의 속도로 가서 소행성에 충돌할 예정이다. 탐사선은 충돌 이후 사라지기 때문에 충돌에 앞서 초소형위성으로 충돌 장면을 찍고, 지상 망원경, 우주망원경을 동원해 ‘소행성 밀어내기’가 성공했는지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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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처럼 지구와 소행성 충돌할 확률은 낮다. 매달 평균 3~4차례 소행성이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보다 가깝게 지나가지만 대부분 위협적이지 않다. 소행성은 궤도를 얼마나 오랜 기간 정밀하게 관측해 왔고, 위치를 분석하는지 여부가 중요하고, 소행성 탐지와 경로 분석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소행성은 때로는 인류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기도 한다. 지난 2013년 2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유성체 폭발 사고로 건물 7000여채가 무너지고, 1500여명의 인명 피해를 유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당장 지구에 직접적인 재난을 끼칠만한 소행성은 없다. NASA에 따르면 2182년께 소행성 베누가 확률 2700분의 1로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간접적으로는 2029년 4월께 지구정지궤도위성 고도인 3만 6000km 안쪽으로 지구에 근접할 아포피스 소행성이 인공위성에 영향을 끼쳐 통신장애 등 간접적인 피해를 줄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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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연 소속으로 다트 임무에 참여한 이희재 박사는 “NASA 연구진 예측으로는 궤도주기가 11.5시간에서 70초 정도만 변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러한 실험이 쌓이면 지구에 위협을 줄 소행성이 있다면 작은 변화로도 충돌을 예방할 수 있다”며 “이번에는 주소행성이 아닌 위성 소행성이라는 작은 소행성을 목표로 궤도에 변화를 주고, 이와 유사한 소행성들의 성분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소형위성으로 촬영
다트는 우주선 본체가 운동역학 충돌체로 직접 소행성에 충돌하기 때문에 충돌 이후 나타나는 변화를 직접 관측하지 못한다. 그래서 우주선에 이탈리아 우주국의 초소형위성(큐브셋)인 리시아큐브를 싣고 간 뒤 이를 쏘아 보내 DART 우주선의 충돌 장면을 촬영할 예정이다. 리시아큐브는 우주선의 뒤쪽에서 우주선과 소행성의 충돌 장면을 촬영한 직후 디모포스를 지나쳐 갈 예정이다.
문홍규 천문연 우주탐사그룹장은 “임무팀은 세계 각국의 지상 망원경과 허블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등으로 디디모스를 관측해 충돌로 일어나는 여러 현상을 감시해 디모포스의 궤도 변화를 확인한다”며 “천문연도 보현산천문대 망원경, 레몬산천문대 망원경, 소백산천문대 망원경,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 시스템(OWL-Net) 망원경을 이용해 디모포스의 궤도 변화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