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이어 리비아까지…생산 차질에 유가 110달러대 폭등

리비아 "원유 생산 불가능, 불가항력 선언"
러시아·사우디 이어 리비아까지 공급 차질
  • 등록 2022-04-19 오전 4:43:28

    수정 2022-04-19 오전 7:00:51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국제유가가 또 배럴당 110달러 안팎까지 폭등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리비아까지 지정학 리스크가 대두한 직격탄을 맞았다.

(사진=AFP 제공)


1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1.2% 오른 배럴당 108.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5일(113.90달러) 이후 가장 높다. 장중 109.81달러까지 치솟았다. 6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배럴당 114.84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북아프리카 리비아가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탓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리비아 국가석유공사(NOC)는 성명을 통해 ‘알필’ 유전 지역에 신원 불상의 사람들이 난입했다며 “원유 생산이 불가능해 ‘불가항력 선언’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불가항력 선언은 천재지변 같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계약 이행 의무를 피할 수 있는 조치다.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와 사우디에 이어 리비아까지 원유시장 패닉에 기름을 부은 것이다. 외환거래업체 오안다의 제프리 할리 분석가는 “공급이 타이트한 상황에서 아주 사소한 혼란도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 리스크는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유가를 띄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EU 당국자들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에 대한 초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그나마 중국의 성장세 둔화는 유가 상승 폭을 제한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 목표치인 5.5%에 못 미치는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선진시 등 주요 도시 봉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읽힌다.

프라이스 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분석가는 “중국이 경제를 재개할지 여부에 대해 여전히 혼란이 있고 (원유시장은) 중국으로부터 엇갈린 신호를 받고 있다”며 “이는 큰 변동성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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