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주상영과 기준금리 인상 전망의 '불편한 동거'

총재 부재에 주상영 금통위원, 금통위 회의 주재
14일 금리 인상 전망에 힘 실려…안 올려도 5월 유력
6명 금통위원 중 4명 '추가 금리 인상' 원해
금통위원 다수가 총재 없어도 금리 조정할 '원칙주의자'
2.5%로 너무 높게 형성된 최종 기준금리, 주상영 '풋' 나올까
  • 등록 2022-04-14 오전 5:00:00

    수정 2022-04-14 오전 6:57:36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비둘기파(완화 선호) 금통위원이 주재하는 ‘매파(긴축 선호)’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14일 한국은행 금통위 정기회의가 세간의 관심을 끄는 것은 이 회의가 총재(금통위 의장) 없이 개최되는 첫 회의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비둘기파로 불리는 주상영 금통위원이 금통위 의장 직무대행 위원으로 회의를 주재하는데 이달 또는 내달 기준금리 인상이 전망되고 있다. 비둘기파가 내는 매파 시그널을 시장이 어떻게 읽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장 직무 대행위원으로 지목된 주상영 위원이 14일 금통위 정기회의를 주재한다.(사진=한국은행)
주 위원은 작년 8월부터 올 1월까지 세 차례 금리 인상에서 모두 ‘동결’ 소수의견을 내왔는데 이날 금통위에서 금리가 인상될 경우 또 다시 ‘동결’ 소수의견을 낼 가능성도 있다. ‘비둘기파’ 위원과 금리 인상 시그널의 불편한 동거가 예상된다. 그러나 최종 기준금리 전망치 2.5%로 너무 높게 형성돼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기대치를 조정, 주상영 풋(Put·풋옵션에서 유래된 말로 손실 방어)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갑자기 불거진 ‘4월 인상설’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9일 잡히면서 14일 금통위 회의가 ‘총재’ 없이 개최되는 것이 확정됐음에도 갑자기 ‘4월 금리 인상설’이 부각됐다.

지난 주부터 기류 변화가 급격하게 이뤄졌다. 물가급등과 미국 돈줄 죄기 가속화가 금리 인상을 뒷받침했다.

5일 통계청이 3월 물가상승률을 4.1%로 발표한 직후 한국은행은 예정에 없던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한은은 이 회의를 통해 “당분간 물가가 4%대를 나타낼 것”이라며 “올해 연간으로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미국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공개하며 최소 두 차례 이상 정책금리 0.50%포인트 인상, 매달 950억달러 이상씩 자산 축소 등 전례없는 긴축 가속화를 예고했다.

다만 4월이냐, 5월이냐에서 4월 금리 인상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사전에 ‘인상 소수의견’ 등 4월에 인상할 만큼 시그널을 주지 않았다는 점과 총재 부재다.

이주열 총재가 금통위 의장이었던 2014년 4월부터 8년 동안엔 작년 11월과 올 1월 연속 인상을 제외하곤 금리 인상 전에 ‘인상 소수의견’을 통해 시그널을 줘왔다. 그러나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2000년~2011년까진 금리 인상을 앞두고 ‘인상 소수의견’을 내지 않은 적도 많았다.

총재·부총재를 제외한 5명 금통위원 다수가 ‘매파’인데다 총재 부재와 관계없이 금리를 조정할 만큼 ‘원칙주의자’인 것도 총재 없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2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부총재 포함한 6명의 금통위원 중 4명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금통위는 금통위원간 협의체 기구인데다 금통위원 면면을 보면 금리 결정에 있어 총재 부재를 신경 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종 기준금리 2.5% 너무 높아…주상영, 기대치 낮출까

한은이 이달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0명이 이달 금리 동결을 전망했는데 이들 모두 ‘인상 소수의견’을 예상했다.

금리를 통해 물가를 잡자고 한다면 물가상승률이 고점을 찍을 상반기에 움직이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금통위 의장 직무 대행위원으로 기자회견을 맡을 주상영 위원으로선 본인이 ‘동결 소수의견’(금리 인상 결정시)을 내더라도 금통위원 다수의 뜻을 종합해 ‘매파(긴축 선호)’ 시그널을 줘야 하는 어려운 임무를 맡게 됐다. 한은 관계자는 “주 위원이 비둘기파이더라도 금통위 의장으로서 금통위원 다수의 의견을 모아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 위원이 비둘기라는 점을 시장이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설사 비둘기 발언을 하더라도 이를 금통위원 다수의 생각으로 받아들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종 기준금리가 2.5%로 너무 높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이런 기대치를 주 위원이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1일~12일 3.1%를 넘어 향후 1년내 기준금리 2.5% 이상을 반영했다. 스태그플레이션(마이너스 성장 속 물가 급등)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너무 과도한 인상 기대가 형성된 것이다.

우리나라와 함께 주요국보다 먼저 금리를 올렸던 뉴질랜드는 13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무려 0.50%포인트 올렸는데 그 직후 뉴질랜드 2년물, 10년물 금리가 일제히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덩달아 우리나라 국고채 3년물 금리도 13일 0.1%포인트 넘게 하락한 3.001%로 기준금리와 격차를 줄였다.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너무 과도하다는 판단에 국고채 금리가 하락한 것이다. 뉴질랜드 사례를 고려하면 ‘주상영 풋’까지도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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