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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A씨가 2017년 3월 11일부터 강원 철원에서 공공근로사업인 소나무재선충 예방 나무주사사업을 하게 되면서 발생했다. 출근 첫날 오전 근무를 마치고 점심을 먹은 뒤 작업장으로 향하던 A씨가 갑자기 쓰러진 것이다.
병원으로 후송된 A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아 심폐 기능을 회복했지만, 열흘 뒤 사망했다.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무산소성 뇌손상이었다.
1심은 A씨 아내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항소심은 “A씨가 수행한 작업 자체가 과중하거나 스트레스로 작용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판결을 또다시 뒤집었다.
재판부는 “A씨는 최저기온 영하 6도의 추운 날씨에 경사가 있는 산지에 무거운 천공기를 등에 메고 올라가 약 4시간 동안 작업을 수행했다”며 “추운 날씨는 관상동맥 수축을 야기할 수 있고 이로 인한 심근경색 유발이 가능하다. A씨의 기존 질환 악화에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 추운 날씨 등이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A씨가 객관적 과로 상태가 아니었다는 전제에서 A씨의 업무와 사망 사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런 원심 판단에는 업무상 재해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