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의 최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폐선 가격은 LDT(선박을 해체하기 위해 지급하는 선가 단위)당 614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폐선값이 LDT당 800달러대까지 오른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다. 방글라데시는 인도·파키스탄과 함께 전 세계 선박 해체 시장의 80%가량을 담당하는 곳이다.
폐선 가격의 제1 상승 동력은 급등한 철스크랩(고철) 가격이었다.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면서 원자재 수요가 늘어난 데다 주요 철강사가 ‘탄소 중립’을 목표로 철스크랩 활용을 확대하면서 철스크랩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의 폐선 규모는 축소됐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의 폐선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3.5%, 44.1% 감소했다. 두 선종 모두 지난해 하반기 이후 운임 급등세가 지속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국 상하이항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단기(spot)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6일 기준 4225.86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벌크선 운임 동향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는 6월 말 3418포인트를 기록해 11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8월 초까지 전 세계 중고선 거래량은 1482척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8% 이상 늘었다. 물류대란으로 선박이 부족한 상황에서 선사들이 건조하는 데 최소 2년 이상이 걸리는 신조 발주보다 지금 당장 바다에 띄울 수 있는 선박을 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폐선 수순을 밟을 일부 노후 선박마저 중고 선박시장에서 팔리는 실정이다.
귀해진 중고선은 몸값도 들썩이고 있다. 중고선가 지수는 지난해 평균 93.31이었지만 지난 6일 159.01로 70% 이상 뛰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한 사모펀드는 스위스 MSC에 2005년 건조된 8411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 규모 컨테이너선 2척을 2018년 매입가 대비 5배 가까운 가격에 팔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