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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롯데의 중고나라 인수 참여에 적잖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PEF와 벤처캐피털(VC)을 중심으로 중고거래 시장 투자 판도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신상품 판매를 주력으로 삼는 롯데그룹이 투자는 물론 경영에도 참여할 것으로 점치고 있어서다.
이면에는 이커머스 업종 선점에 대한 고민이 엿보인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중고거래 시장 규모를 약 20조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60조를 넘어선 이커머스 시장과 견줘봤을 때 분명 유의미한 수치임이 틀림없다.
거침없이 몸집을 키워가는 경쟁 기업들도 좋은 자극제가 됐다는 평가다. 2015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당근마켓은 위치기반 중고거래를 내세워 2019년 기업가치 3000억원을 인정받은 데 이어 최근 기업가치가 1조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1년여 만에 기업 가치가 3배 이상 커지면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등극도 눈앞에 두고 있다. 당근마켓 사례처럼 ‘기업가치만 불려도 충분히 남는 장사’라는 계산이 섰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를 약 1500억원에 인수한 PEF인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는 지난달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더 현대 서울’에 운동화 리셀 매장인 ‘브그즈트 랩(BGZT Lab)’을 선보이며 운동화 리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정가 10만~20만원대 신발이 최고 20~30배 넘는 웃돈에 거래되면서 수수료 등의 중간 차익을 남기는 사업구조가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중고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이전과 달리 수익성 모델을 짤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점이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며 “신상품 판매를 주력으로 하던 유통업계가 중고거래 시장에서 어떤 포지션을 점할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