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상권 稅부담 '비상' 보유세 전년 대비 1.5배 껑충

올해 서울 땅값 상승률 12.4%
땅값 1위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8139만원→1.2억 예상
세금 부담 지속...임대료 인상 불똥 우려
  • 등록 2019-05-31 오전 12:30:00

    수정 2019-05-31 오전 12:30:00

서울 중구 충무로1가에 위치한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 부지가 전국 최고 땅값을 기록했다. 2004년 중구 명동2가 우리은행 본점 부지로부터 최고 땅값 자리를 넘겨받은 이후 16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박민·경계영 기자] 서울 중구 명동과 강남 등 주요 상권에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텅텅 빈 상가가 늘고 있는데 공시 가격은 두배 이상 뛰면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 특히 대형 상업·업무용 건물이 밀집해 땅값이 비싼 곳일수록 ‘세부담 상한선’인 전년 대비 150%를 꽉꽉 채워내는 토지 소유주들이 많아질 전망이다.

고가 토지, 보유세 전년 대비 150% 급등

30일 이데일리가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세무팀장에 의뢰해 올해 개별공시지가 상위 10곳의 보유세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대상 토지 모두 보유세가 세부담 상한선인 전년 대비 150%까지 오르게 됐다. 다만 추정 보유세는 해당 토지외에 다른 땅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는 전제하에 계산됐고, 지자체별로 재산세 가감을 할 수 있어 실제 금액과 차이가 날 수 있다.

올해로 16년째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을 수성하고 있는 서울 중구 충무로 1가의 화장품 판매점 ‘네이처 리퍼블릭’ 부지는 올해 공시지가가 309억8190만원으로 전년(154억5709만원)보다 두 배나 뛰었다. 보유세는 작년 8139만3145원에서 올해 1억2208만9717원(전년 대비 150%)으로 사상 첫 1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중구 명동2가의 화장품 판매점 ‘홀리카홀리카’의 공시지가는 무려 236%나 껑충 치솟았다. 지난해 공시지가가 116억1450만원에서 올해 389억8200만원으로 올랐다. 보유세도 50%(5660만754원→ 8490만1131원)나 상승했다. 이들 뿐 아니라 상위 10위권 내 상가 필지 모두 토지 소유주들이 내야 할 세금은 상한선인 50%에 부딪힌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토지의 경우 재산세 이외에도 공시가격 합계액이 과세대상 자산별 공제액을 초과할 경우 종부세를 낸다. △(종합 합산 과세)건물 없는 나대지의 경우 공시가격 합이 5억원 초과일 때 △(별도 합산 토지)상가나 빌딩 등 건축물이 들어선 땅은 80억원 초과일 때 부과된다.

서울은 대형 상업·업무용 건물이 밀집해 있는 땅값이 비싼 곳일수록 세 부담은 클 수 밖에 없다. 올해 전국 평균 공시지가는 작년 대비 8.03%로 이중 서울은 12.35%나 올랐다. 시·군·구별로 상위 5권도 모조리 서울에서 휩쓸었다. 서울 중구(20.49%), 강남구(18.745), 영등포구(18.20%), 서초구(16.49%), 성동구(15.36%) 순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세무팀장은 “상업용 토지는 누진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세부담 상한이 없다면 공시지가 인상률보다 보유세 증가율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며 “또 종합 합산 과세 대상인 땅값이 5억원 이상인 토지주들 역시 비싼 땅일수록 보유세 상승에 따른 세 부담은 급격히 커진다”고 말했다.

2022년까지 공시지가 상승…임대료 전가 우려

서울의 주요 상권 개별 공시지가 인상은 정부의 고가 토지 현실화율 제고에 따른 이유가 크다. 국토부는 올해 1월 개별공시지가의 기초가 되는 표준지 공시지가를 산정하면서 1㎡당 2000만원이 넘는 고가토지를 타깃으로 집중 인상했다. 평균 20.05% 올렸다. 나머지 99.6%에 해당하는 일반토지는 고가 토지 인상폭의 3분의 1 수준인 7.29% 상승했다.

여기에 고가 토지에 대한 세금 부담은 공시가격이 오르지 않고 유지되더라도 충격파가 2022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종부세에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지난해 80%에서 올해 85%로 5%포인트 인상됐고, 2020년 90%, 2021년 95%, 2022년 100%까지 매년 5%포인트씩 상향 조정되기 때문이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공시지가가 오르면 상가시장의 임대료는 오를 수밖에 없다”며 “다만 단기간에 임대료를 높일 경우 상가 공실 위험을 가져오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서서히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자영업자들은 경기 침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장사를 접는 등 최악의 상황을 보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상업용부동산 평균 임대료는 1㎡당 22만3000원으로 직전 작년 4분기(22만4000원)보다 떨어졌다. 반면 서울 명동 등 도심 상권 공실률은 14.5%로 직전 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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