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리스크' 엎친데 공매도 덮쳐…YG엔터 '사면초가'

YG 공매도 잔고 역대 최대치
SM·JYP 감소세와 대조 이뤄
어닝쇼크에 보이콧 움직임도
  • 등록 2019-05-23 오전 5:50:26

    수정 2019-05-23 오전 10:14:34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승리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YG)가 공매도 공세에 시달리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YG의 공매도 잔고 규모는 이달 들어 역대 최고치로 늘어났다. 하루 매도 주식의 절반 가량이 공매도 물량일 정도로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YG는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데 이어 최근 대학가 축제에서도 YG 소속 가수를 보이콧하려는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어 ‘승리 사태’의 여파가 어디까지 확산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공매도 잔고 수량 두 달 새 40만→110만주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YG의 공매도 잔고 수량은 최근 110만주를 넘나들며 지난 2011년 상장 이후 최대 규모로 늘었다. 지난 17일에는 109만주를 기록했고 14일에는 115만주를 넘어서기도 했다. 버닝썬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3월 초만 해도 40만여주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두 달여 사이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공매도 잔고금액도 400억원에 육박하며 3월 초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올 초 10% 안팎 수준이었던 대차잔고비율도 꾸준히 늘어 현재 20%를 넘나들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공매도의 십자포화가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하루 총 매도량 12만9000주 가운데 43.3%인 5만6000주가 공매도 물량이었다. 공매도 비율이 30% 안팎에 달하는 날도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공매도 공세에 YG 주가는 연초 고점 대비 32.3% 급락한 상태다. 월간 기준으로는 지난 1월부터 5개월째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1조원에 육박하던 시가총액도 62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엔터 업계 라이벌인 에스엠(041510)(SM)은 이와 대조적으로 공매도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달 9%대까지 올랐던 SM의 대차잔고비율은 현재 5%까지 떨어졌고 같은 기간 40만주를 넘어섰던 공매도 잔고수량도 23만주로 줄어들었다. JYP Ent.(035900)의 공매도 잔고는 지난달 초보다 소폭 줄어든 상태다. 결국 YG의 리스크가 경쟁 업체보다 크다고 판단한 공매도 세력이 집중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는 셈이다.

대학가, YG 가수 보이콧 움직임도

승리 사태의 후폭풍이 YG 실적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칠지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다. 승리는 지난 14일 열린 구속영장심사에서 2015년 당시 성매매를 인정하면서 또 한번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최근에는 대학교 축제 기간을 맞아 YG 가수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8일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의 교내 커뮤니티에는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 총학생회에 YG 가수 공연 취소를 촉구합니다”는 성명이 올라와 크게 화제가 됐다.

앞서 명지대에서도 축제 초대 가수 명단에 YG 소속 아이콘이 이름을 올라오자 교내에는 “YG를 소비하는 행위는 악질적인 범죄행위에 대한 간접적인 동조로 비칠 수 있다”는 비판이 담긴 대자보가 게시돼 논란이 일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YG는 쇼크 수준의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에 실망을 안겼다. 빅뱅 등 주요 아티스트 활동이 둔화하며 예상보다 큰 매출 감소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대 등으로 빅뱅의 부재보다 앞으로 승리 사태에 따른 실적 위축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YG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남효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모멘텀이 부재하고 아직 세무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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