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식약처 '인보사' 美실사단의 과제

  • 등록 2019-05-20 오전 5:00:00

    수정 2019-05-20 오전 5:00:00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주요 성분 세포가 뒤바뀐 게 드러난 코오롱생명과학의 세계 최초 퇴행성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세포 변경 경위를 밝힐 식품의약품안전처 현지실사단이 19일 미국 현지로 떠났다. 5~10명으로 구성된 현지 실사단은 20일(현지시각)부터 현지 실사에 돌입해 오는 26일 새벽 귀국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식약처의 해외실사에 2~3명이 투입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실사단은 기존대비 최대 5배에 이르는 규모다. 식약처가 이처럼 대규모 조사단을 꾸린 이유는 명확하다. 코오롱 측은 문제가 된 신장유래세포 존재를 지난 2월 처음 알게 됐다고 했지만 최근에 2년 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 문제가 된 신장유래세포도 코오롱 측은 방사선 조사로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과학계에서는 미흡하다고 주장한다. 양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규제당국의 엄정한 조사결과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식약처가 현지실사를 제대로 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식약처는 “효과가 없는 약을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검증을 통해 허가를 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식약처가 업체의 이익만 챙겨줬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지실사를 엄정하게 진행해 제대로 검증을 해야만 책임론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은 누구보다 식약처가 잘 안다.

식약처는 이번 현지실사에서 인보사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950160)’을 비롯해 인보사제조용 세포주 제조소인 ‘우시’, 세포은행을 보관 중인 ‘피셔’ 등 관련 업체를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 회사가 모두 미국 회사라 식약처의 현지실사에 얼마나 협조적이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코오롱티슈진 대표를 겸하고 있고, 코오롱티슈진이 이번 의혹을 말끔하게 해소해야 인보사 개발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협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게 대체적인 목소리다.

일주일 간의 현지 실사를 마무리하면 그동안 식약처가 자체 진행한 실험과 코오롱생명과학 측이 지난 14일 제출한 인보사 개발관련 자료 일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코오롱생명과학에 대한 행정처분 수위를 결정하게 된다.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주 초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식약처는 모든 자료를 검토해 최대한 빨리 발표하겠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이번 현지실사에 국민의 눈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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