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암학회에 ‘K바이오’ 돌풍 거셌다

한미약품 항암제 연구결과 6건 발표
GC녹십자, 폐암 면역항암제 동물실험 결과 관심
동아ST, 5억달러 기술수출 'DA-4501' 연구결과 첫 선
엔지켐생명과학 '녹용 유래 신약' 항암부작용 줄여
  • 등록 2019-04-08 오전 5:00:00

    수정 2019-04-08 오전 9:51:34

미국암학회(AACR) 홈페이지.(사진=AACR 제공)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지난달 29일부터 엿새간 미국 아틀란타에서 열린 미국암학회(AACR) 학술대회에서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개발 중인 항암제의 최신 임상시험 결과를 소개했다. AACR은 미국 3대 암학회 중 하나로 매년 전 세계에서 2만여명의 연구자들이 모여 암에 대한 다양한 연구결과를 공유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AACR에서 연구결과를 소개한 국내 기업 수는 22개에 이른다. 한미약품(128940)은 국내사 중 가장 많은 6건의 연구결과를 AACR에서 소개했다. 한미약품은 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HM97211’의 전임상실험 결과를 비롯해 급성골수성백혈병 후보물질 ‘HM43239’의 동물실험 결과를 선보였다. 또한 한미약품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스펙트럼과 아테넥스가 각각 포지오티닙(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오락솔(경구용 항암제)의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동아에스티(170900)는 애브비에 기술수출한 ‘DA-4501’의 동물실험 연구결과를 선보였다. 이 약은 MerTK 저해제로 MerTK 단백질의 활동을 막아 면역시스템을 활성화시킨다. 이 약은 후모불질 단계에서 5억 2500만 달러(약 63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관심을 끌었다. 이 약은 전임상단계까지는 두 회사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이후 임상시험, 허가, 판매는 애브비가 전담한다.

유한양행(000100)은 2종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화학합성제제인 ‘YH25248’은 PI3K 효소를 차단한다. PI3K은 세포 내 종양유전자와 수용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물질이 과활성화하면 암을 자라게 한다. 유한양행은 YH25248를 기존 면역항암제와의 병행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유한양행이 이번에 공개한 또 다른 항암제인 ‘YH29143’은 항체의약품으로 동물실험에서 T세포의 활동력을 높여 대장암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GC녹십자(006280)는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MG1124’의 동물실험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이 약은 암세포와 면역세포에 동시에 작용해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CEACAM1’ 단백질의 기능을 막는다. 전세계적으로 CEACAM1만을 타겟으로 개발되는 면역항암제는 이 약이 유일하다. 연구에 따르면 MG1124를 투여하면 기존 면역항암제보다 종양억제율이 더 높았고, 기존 약들과 병용투여를 하면 시너지를 보였다.

바이오벤처들도 AACR에서 최신 연구결과들을 소개했다. 먼저 신라젠(215600)은 항암백신인 ‘펙사벡’(JX-594)의 3가지 항암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펙사벡은 종양혈관에 작용하고, 감염부위보다 넓게 퍼져 종양세포를 살상하며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치료를 통해 시너지를 보였다.

제넥신(095700)은 미국 자회사인 네오이뮨텍과 공동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GX-17’의 임상시험 결과를 선보였다. 연구에 따르면 GX-17은 면역세포인 T세포의 수를 증가시킬 뿐 아니라 암의 환경을 개선해 종양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엔지켐생명과학(183490)은 녹용유래 합성신약 ‘EC-18’이 항암치료 부작용인 호중구감소증 기간을 기존보다 절반 이하로 줄인 연구결과를 비롯해 방사선치료 부작용인 급성방사선증후군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AACR에 참가하고 돌아온 한 대학병원 교수는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의 연구결과를 수년간 지속적으로 발표하면서 연구자들의 관심도 이어졌다”며 “글로벌 수준과 견주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연구개발 수준인 만큼 성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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