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청약 규제(청약 자격 및 전매 제한 강화)가 완화되는 ‘청약 위축지역’ 지정 등을 지방 주택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꼽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은 가뜩이나 인구 유출도 심각해 주거 수요 유인책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청약 위축지역으로만 지정돼도 외부 수요 유입이 자유로워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는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방 미분양, 전체 미분양의 84% 달해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5만 2542가구로 전월(5만 3가구) 대비 5.1%(2539가구) 늘었다. 이는 전체 미분양 물량(6만 2050가구)의 84%에 달한다. 이 중 입주 이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도 5월보다 455가구(4.4%) 늘어 1만 712가구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수도권 미분양은 9833가구에서 9508가구로 3.3% 줄었다. 아파트 분양시장이 서울은 호황, 지방은 불황으로 뚜렷하게 양극화하는 형국이다.
지방 미분양 급증에는 지역 기반 산업 침체가 자리하고 있다. 조선업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경남은 6월 기준 미분양 물량이 1만 4896가구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많았다. 미분양이 가장 적었던 2014년 말(2962가구)과 비교하면 5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어 충남(9494가구)·경북(8419가구) 등의 순으로 미분양이 많다. GM자동차 군산공장 폐쇄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북지역에서도 미분양이 늘고 있다. 전월 대비 15.0% 증가해 2174가구나 쌓였다.
실제 서울 아파트값은 정부의 규제에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방 일부 지역은 매매값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초부터 7월까지 서울과 경기·인천지역 아파트값은 각각 4.73%, 1.81% 올랐지만 지방은 1.73% 하락했다. 이 기간 경남 거제시는 13.16%나 떨어졌고, 울산 북구(-7.19%)·창원시 성산구(-7.12%) 등도 낙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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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위축지역 지정땐 금융·세제 혜택도
따라서 지방 주택시장 활성화 일환으로 청약 위축지역 지정 등의 보완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청약 위축지역으로 지정되면 즉각 청약통장 1순위 기간이 가입 6개월에서 1개월로 줄어들고, 청약 거주지 제한도 없어져 전국구 청약지가 된다. 주택 분양 및 거래와 관련한 금융 및 세제 지원 등도 이뤄지는 만큼 시장에 활기가 돌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정부는 청약 위축지역 지정에 대해 회의적인 눈치다. 국토부 관계자는 “청약 위축지역으로 지정할 만한 전제 요건(직전 6개월간 월평균 주택가격이 1.0% 이상 하락)을 채운 지방 도시가 몇 군데 있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은 하고 있다”며 “다만 위축지역 지정시 부정적 이미지만 씌우는 일종의 낙인효과도 있을 수 있어 지자체와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지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 완화와 세금(양도소득세·취득세) 감면 등의 실질적인 시장 활성화 방안을 당장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지방 주택시장 지원 가이드라인이 없을 뿐더러 지원책 마련을 위해서는 금융당국 및 세제당국과의 협의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