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후반 개혁·개방이 막 시작되던 중국에서 돌던 말이다. ‘첨밀밀’ ‘월량대표아적심’ 등 덩리쥔(1953~1995)의 노래는 당시 ‘정신오염’을 이유로 중국 당국에 의해 금지곡이 됐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당국의 눈을 피해 덩리쥔의 노래를 들었다. 시중에 유통된 불법 복제테이프만 2억개로 추정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젊은 시절, 덩리쥔의 노래를 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듣고 또 들었다”고 고백할 만큼 광팬이었다.
책은 1970∼80년대 조국인 대만을 비롯해 홍콩·일본·동남아시아는 물론 중국에서까지 뜨거운 인기를 누리다 42세에 요절한 덩리쥔의 생애를 담았다. 덩리쥔의 친오빠가 회장을 맡은 등려군문교기금회가 2013년 탄생 60주년을 기념해 출간한 공식 전기다. 한국에서 덩리쥔의 일대기를 다룬 책은 이번이 처음. 출판사 대표가 한 소설가의 페이스북에서 들은 그녀의 노래에 꽂힌 덕에 뒤늦게 국내서도 빛을 보게 됐다.
여명(리밍)과 장만옥(장만위)의 주연영화 ‘첨밀밀’(1997)을 통해서만 알고 있던 그녀를 들춰보는 흥미가 있다. 다만 지나친 예찬은 불편하다. 성실한 조사를 바탕으로 썼다지만 가족의 승인을 받은 이른바 ‘검열된 전기’란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비틀린 사실이라도 담아내야 하는 게 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