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재계약이 다가올 때마다 잠이 안온다. 이제 대출할 여력도 없다. 정부는 그동안 뭘했는지 모르겠다. 나라가 이렇게 가서는 안된다.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40대 초반 직장인 박모 씨)
서울 서대문갑은 4.13 총선 최대 격전지다. 현역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도전자인 이성헌 전 새누리당 의원의 리턴매치가 예고돼있다. 14일 기준으로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도 둘 뿐이다. 2000년 16대 총선부터 19대까지 4번의 맞대결을 이어왔다. 결과는 2승 2패로 팽팽하다. 이 전 의원이 16, 18대에서 승리했고 우 의원은 17, 19대에서 설욕했다. 20대 총선은 결승전이다. 특히 두 사람은 연세대 동문 출신이라는 인연 때문에 이번 맞대결은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우상호 “열세지역 연희동 승리시 3선 고지 어려움 없다”
5번째 맞대결을 벌이는 이 전 의원과는 ‘선의의 경쟁’을 강조했다. 우 의원은 “보통 선거에서 한두 번 붙으면 앙숙이나 원수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16년간 싸워오면서도 인간적 관계는 틀어지지 않았다”며 “졸업식 행사 등에서 만나면 건강이나 안부를 묻기도 한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양측 운동원들이 싸우고 격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이 유력 후보를 낼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에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고 출마를 준비 중인 사람도 없는 것으로 안다”며 “국민의당은 수도권에서 제3당의 가치를 정책과 인물로서 보여주지 못했다. 수도권에서 안철수신당의 영향력은 미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성헌 “20대 총선, 이번에는 내가 승리할 차례”
이 전 의원은 “16대와 18대에서 내가 이기고 17와 19대에서 우상호 의원이 이겼으니 이번 20대 총선은 내가 승리할 차례라고 주민들이 많이 격려해주신다”며 “우 의원과는 형님아우하는 사이”라고 말했다. 특히 “같은 선거구에서 5번이나 겨뤄야 하는데 안타깝다. 우 의원도 자질이 훌륭하지만 두 사람이 동시에 공존할 수 없다”며 “진흙탕 싸움이 아니라 모범적으로 경쟁해야 한다. 이번 결승전에서 누가 이기든 패자는 이제 새로운 사람에게 문을 열어주는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공약도 지역발전을 위한 특화된 내용을 내세웠다. 이 전 의원은 “서대문갑은 50대 미만 유권자가 전체 59%로 전국 평균보다 높고 신촌지역이 대학가 밀집지역”이라면서 ‘국가청년일자리 지원센터’를 유치해 청년실업 해소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행주산성 인근에 지역주민 전용의 다목적운동장 설치와 화장실 개선사업 등 초등학교 교육환경 개선에도 중점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헌 “3자구도 기대하지 않는다” vs 우상호 “북한변수, 유불리 없다”
두 사람은 4.13 총선 최대 변수로 떠오른 이른바 안철수신당과 북한변수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이 전 의원은 “국민의당 후보가 나온다면 선거구도상 불리할 것은 없지만 누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건 아니다”며 “이번 선거가 양자구도든 3자구도는 확실히 이길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북한 이슈가 선거 승패를 결정하지 않는다”며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보수진영 결집에 유리한 이슈지만 개성공단 중단이라는 초강수는 무리수라는 지적이 많다. 선거에서 여야의 유불리를 따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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