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근일 기자] 세계 최고의 군수 재벌 토니 스타크. 붉은 빛의 첨단 갑옷으로 무장한 아이언맨은 아마 최근 들어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캐릭터일 것입니다.
국내 어떤 피규어 판매점을 찾아봐도 아이언맨 수트(Suit)는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아이언맨의 인기는 마블코믹스와 어벤저스의 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입니다. 경쟁사인 DC코믹스의 배트맨보다도 이젠 아마 더욱 많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을 것입니다.
| (사진=마블코믹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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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08년 4월 개봉한 영화 아이언맨 시리즈 첫 작품은 같은 해 8월 개봉한 배트맨 시리즈인 ‘다크나이트’보다도 8억원이나 많은 매출을 올립니다. 관객 수 역시 30만명이 더 많았습니다. 2010년 개봉한 아이언맨2와는 총 관객 수 440만명이 관람하며 전작의 기록을 경신했고, 가장 최근 개봉한 시리즈인 ‘아이언맨3’는 전작의 2배 이상인 900만 관객을 모으기까지 합니다. 아이언맨이 주인공 중 하나로 등장하는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경우 1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역대 국내 영화 개봉 순위 13위에 오르기까지 합니다.
아이언맨의 이런 인기는 무엇보다 2008년 개봉한 아이언맨 실사 영화의 인기에서 비롯합니다. 배트맨 시리즈의 주인공인 브루스 웨인과 마찬가지의 개인적인 고민을 갖고 있으면서도 개인의 초인적인 힘보다는 과학을 이용해 범죄와 싸우는 수퍼히어로인데다, 이미 1990년대 실사 영화를 거치며 이름이 널리 알려진 배트맨보다는 세간에 알려진 바가 없어 더욱 신선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 1991년 데이터이스트사가 출시한 ‘캡틴아메리카 & 어벤저스’에 등장하는 아이언맨 (사진=아케이드뮤지엄 www.arcade-museu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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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실사 영화 개봉 전까지 마블코믹스의 주력 캐릭터는 어벤저스를 이끄는 캡틴 아메리카 또는 스파이더맨, 엑스맨과 같은 캐릭터들이었습니다. 첫 등장도 1963년으로 캡틴아메리카(1941년), 스파이더맨(1962년) 보다도 다소 늦습니다. 같은 해 엑스맨이라는 이름을 달고 정식 시리즈를 선보인 엑스맨과는 달리 마블코믹스의 단편집인 ‘서스펜스 이야기(Tales of Suspense)’에서 처음 등장할 만큼 비중도 미미했습니다. 첫 연재 후 5년 뒤인 1968년에야 아이언맨이란 이름을 정식 시리즈가 시작됩니다.
아마 국내 팬들이 아이언맨을 처음 접한 것은 동네 오락실에서 일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사라진 일본의 게임회사 데이터이스트가 1991년 출시한 ‘캡틴아메리카 & 어벤저스’라는 게임에서 아이언맨은 비전이라는 캐릭터와 함께 등장합니다. 방패를 던지는 캡틴아메리카나 활을 쏘는 호크아이보다 레이저빔을 쏘는 아이언맨은 당시 오락실을 찾는 아이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의 주인공은 여전히 캡틴아메리카였습니다.
이런 아이언맨의 위상이 뒤바뀐 것 역시도 2008년 개봉한 실사영화 아이언맨부터 였습니다. 단순히 아이언맨 실사 영화에 그칠 줄 알았던 이 작품은 지금도 연이어 신작을 선보이고 있는 어벤저스 시리즈의 효시가 됩니다. 실제 2008년 아이언맨 첫 시리즈의 마지막에는 마블코믹스의 또 다른 영웅인 ‘닉 퓨리’가 등장하고 같은 해 개봉한 ‘인크레더블 헐크’에서는 토니스타크가 까메오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아이언맨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오는 5월에는 아이언맨과 마블코믹스의 또 다른 강자인 캡틴아메리카가 서로 대립하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 (사진=소니픽쳐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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