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는 수익이 없는 모바일 게임을 순차적으로 서비스 종료할 방침이다. 관련 직원들에 대한 인사 이동도 시작했다. 대신 핀테크 등 신사업 전문 인력을 대거 영입하고 있다. 사실상의 구조조정인 셈이다.
한게임으로 국내 온라인 게임 역사를 써왔던 NHN엔터가 ‘생존’을 위해 게임 전문업체라는 타이틀을 포기한 셈이다.
게임 인력 축소..사업 구조 및 인력 조정 본격화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NHN엔터테인먼트는 ‘오픈캠프’라는 부서를 지난해말 신설했다. 이 부서에는 보직 없는 직원들이 배치된다. 직원들은 두 달간 사내 다른 업무를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직해야 한다.
현재는 지난달 종료한 6개 모바일 게임 관련 직원 등 20명 정도가 오픈캠프로 이동한 상태다.
NHN엔터는 고스톱, 포커 등 수익이 나는 웹보드 게임 외 다른 모바일 게임을 지속적으로 종료할 방침이어서 오픈캠프에 배치되는 직원 수도 늘어날 전망이다. NHN엔터 관계자는 “오픈캠프는 조직개편에 따른 인력 재배치를 위한 것”이라며 “구조조정은 아니다”고 했다.
이 같은 비게임 영역 강화는 사업 매출 구조 변화로도 나타나고 있다. NHN엔터 초반기였던 2013년 4분기만 해도 비게임 분야 매출은 4.3%에 불과했다.
하지만 온라인 사업 분야 매출이 정부 당국의 웹보드 게임 규제 여파로 급감했던 2014년 2분기 이후 비중이 매 분기마다 급등했다. 지난해 4분기 비게임분야 매출은 23.2%다. 이 비중은 앞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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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엔터는 2013년 8월 출범 당시만해도 모바일 게임에 대한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신작들이 기대만큼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다양한 게임 기업들이 ‘군웅할거’했던 시장 초반과 달리 슈퍼셀, 넷마블게임즈, 네시삼십삼분 등 모바일에 특화된 게임 기업들이 과점하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스스로 지난 2월 넷마블과의 협업을 알리는 기자간담회에서 “게임 시장이 블록화돼 후발 주자가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말했을 정도다.
온라인 게임도 사정은 비슷하다. 외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가 140주 넘게 PC방 매출 1위를 기록하고 넥슨, 엔씨소프트의 강자들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신규 업체 진입이쉽지 않다.
그동안 NHN엔터는 이들과의 경쟁을 피해 웹보드 게임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가 직격탄이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4년 2월부터 웹보드 게임의 경우 월 결제 한도를 30만원, 한 판당 베팅 한도를 3만원으로 규제했다. 10만원 손실 시 24시간 접속제한한다는 내용도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포함했다.
지난달 31일 NHN엔터가 발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웹보드 게임 매출은 여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규제 시행 이전과 비교해 과금 이용자 수는 40~50% 감소했고 매출 감소 폭은 60%를 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