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파트 분양가는 지난해 말 인근에서 공급한 4차(3.3㎡당 평균 1105만원)보다 3.3㎡당 55만~75만원 비싸다. 하지만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이도 적지 않다. 동탄1신도시 주민 김모(40)씨는 “요즘 금리도 떨어지고 부동산 시장도 살아난다고 해서 웃돈을 기대하고 일단 청약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상 최초로 1%대로 떨어진 기준금리 약발이 부동산시장에 퍼지고 있다. 다만 지역과 유형별로 그 여파는 조금씩 다르다. 새 아파트·기존 주택 등 실수요 대상인 시장엔 온기가 감도는 반면, 대표적 투자 상품인 재건축 시장은 아직 냉랭해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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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수요 탓에 이미 이 일대 아파트값은 오름세다. 미아동 ‘래미안 트리베라1차’ 전용 60㎡형은 올해 초 3억 3750만원에서 현재 3억 5000만원으로 집값이 1000만원 넘게 올랐다.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주변 지역 소형 아파트값도 대부분 500만원에서 1000만원 정도 상승했다. 성북구 길음동 S공인 관계자는 “전셋값과 집값 차이가 줄자 전세를 끼고 집을 샀다가 매매 차익을 보려는 대구·부산 등 원정 투자자들도 기웃대고 있다”고 전했다.
다세대·연립주택 시장에도 돈이 더 흘러들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월세 전환 등으로 씨가 마른 소형 전세 아파트의 대체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서다. 강영수 태영하우징공인 대표는 “저가 주택 실수요자들은 금리 인하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전세 아파트에 살다가 빌라 매매로 눈 돌리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신축 용지 땅값도 연초보다 5% 정도 올랐는데 상승 폭이 더 가팔라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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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강남의 대표 재건축 단지인 개포동 주공1단지 아파트 전용 42㎡형은 연초 6억 8000만원이던 매매 시세가 설 연휴 직전 7억원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6억 9500만원 정도로 주춤한 상태다. 시장에 풀린 매물은 많은데 좀처럼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도 거래 및 가격 동향이 비슷하다.
오히려 대형 재건축 단지 이주를 시작한 강남구와 강동구 등에서는 금리 인하가 전세난만 부채질할 것을 염려하는 분위기였다. 금리가 낮아지면 전세금을 은행에 맡기지 않고 월세를 받으려는 집주인이 많아질 게 빤하기 때문이다. 개포지구의 경우 이미 주공1단지 전용 42㎡형 전셋값이 작년 말 7000만원에서 현재 1억 2000만원으로 급등했다. 주공2단지(1400가구)가 이달부터 주민 이주를 시작한 영향이다. 개포동 K공인 관계자는 “전셋값을 올리지 않고 대신 월세 25만~30만원을 받는 반전세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