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 관절염을 갖고 있는 65세 이상 노인은 어깨가 아프고 움직임 범위가 제한되며 딱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증상이 있으면 어깨 관절염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어깨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칭을 수시로 하는 한편 오십견이나 회전근개파열 등과 같은 다른 어깨 질환을 적극 치료해야 한다.
◇어깨 움직일 때 마찰음은 이상 신호...X-레이로 쉽게 검사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퇴행성관절염 발병률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노화로 인해 관절을 보호하고 완충 역할을 하는 연골이 닳아 관절 주위 뼈와 인대 등이 손상되는 염증성 질환을 말한다. 퇴행성관절염 하면 우리 몸 관절 중 제일 큰 관절인 무릎을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무릎만큼 많이 쓰는 관절이 바로 어깨다. 어깨 관절은 360도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쓰임이 많다보니 관절염 환자가 무릎 다음으로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오주한 교수팀이 2011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노인 6명 중 1명 꼴로 어깨 퇴행성관절염이 발병한다. 연구진이 성남에 거주하는 65~97세 남녀 679명을 대상으로 양쪽 어깨 방사선 검사 사진을 분석한 결과 16.1%인 109명에게서 어깨 퇴행성관절염이 진단됐다. 이 가운데 70.6%(77명)은 초기였지만 21.1%(23명)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중기, 8.3%(9명)은 어깨뼈의 변형까지 초래돼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말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어깨 퇴행성관절염은 나이와 다른 관절의 퇴행성관절염 유무와도 관련이 있었다.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 위험이 높았으며 무릎에 퇴행성관절염이 있는 경우에는 1.96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어깨 퇴행성관절염은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연골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 세포가 없어 연골이 닳아 뼈가 노출된 뒤에야 통증을 느끼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통증 정도는 체중이 실리는 무릎이나 고관절에 비해 적은 편이다. 통증을 느껴도 어깨 관절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오십견이나 근육통과 같은 다른 어깨 질환으로 착각해 치료를 미루거나 엉뚱한 치료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스스로 재생되지 않고 점차 악화되므로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을 방치하면 통증과 함께 어깨의 움직임이 제한되고 골변형이 생기면서 관절 간격이 더욱 좁아지게 된다. 만약 어깨를 움직일 때 통증이 느껴지고 딱딱거리는 마찰음이 들리면서 어깨를 들어 올리거나 돌리는 운동 범위가 감소하면 퇴행성관절염의 의심하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간단한 X-RAY 촬영만으로도 어깨 관절 간격과 연골의 마모도를 확인할 수 있다.
◇어깨 관절염, 초기에 치료하면 비수술 치료로도 빠르게 호전
최근까지 보고된 인공관절 수명은 15~20년이다. 그러나 나이가 젊거나 노동량이 많은 사람, 전신 건강 상태가 불량한 사람 등은 인공관절 수술을 적용하기 어렵다. 이때는 관절내시경 수술이 효과적이다. 관절내시경 수술은 연골 조각이나 염증 등을 제거하면서 관절을 다듬고 연골에 미세한 구멍을 내 연골 재생을 촉진하는 방식이다. 관절내시경 수술은 환부를 직접 보면서 진단과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데 절개를 하지 않아 출혈이나 통증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송병욱 원장은 “어깨 관절염은 무릎에 비해 통증이나 손상 정도가 덜 하므로 병원에서 치료 받고 관리를 잘 하면 큰 수술을 하지 않고도 지낼 수 있다”며 “비수술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중증인 경우 나이가 많은 어르신은 인공관절, 젊은 환자에게는 관절내시경 수술이 권장된다”고 설명했다.
어깨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관절을 무리를 주지 않아야 한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있는 습관이 있다면 의식적으로 자세를 바꿔주고 어깨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어나서 통증이나 뻣뻣함이 느껴질 때는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거나 온찜질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 회전근개파열이나 오십견 등 다른 어깨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깨 질환을 방치하면 관절의 퇴행이 앞당겨질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