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저가형 스마트폰 `선택` 아닌 `필수`

  • 등록 2014-09-17 오전 6:05:02

    수정 2014-09-17 오전 6:05:02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최근 6년 간 가파르게 성장한 스마트폰 시장의 종착역은 어딜까. 시장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신흥국 시장을 지목한다.

특히 스마트폰 인구가 전체 휴대폰 보유자 수 가운데 6%밖에 안 되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 잠재력은 놀라울 정도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연간 160%으로 세계 평균보다 4배나 많다.

그렇다면 인구 11억명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미국 정보기술(IT) 공룡 구글은 저가형 스마트폰을 해법으로 내놨다. 구글은 15일 인도에서 105달러(약 11만원) 짜리 스마트폰 ‘안드로이드원(Android One)’을 선보였다.

인도 저가 스마트폰 업체 마이크로맥스, 카본은 안드로이드원 생산과 유통에 참여했다. 구글은 인도를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남아시아에서 안드로이드원을 출시할 예정이다. 인도에서 마이크로맥스, 카본, 라바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30% 전후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는 인도 시장에 10만원대 저가형 안드로이드폰 ‘레드미(Redmi) 1S’ 초도물량 4만대를 4.2초만에 모두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 저가형 스마트폰을 속속 내놓으면서 이제 저가형 스마트폰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저가형 스마트폰을 앞세운 샤오미와 현지 스마트폰 업체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이 샤오미에게 중국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준 것도 샤오미 저가 정책에 밀린 측면이 크다. 인도 시장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일본 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는 최근 ‘실패하는 경영전략’의 하나로 집착을 꼬집었다. 기업 총수가 어느 한 곳에만 매몰된다면 경영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이 급변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기 위해서는 핵심사업을 재정비하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한 건 아닐까.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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