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 덕 칼럼]'모바일 온 디멘드' 혁명

  • 등록 2014-09-12 오전 6:00:00

    수정 2014-09-12 오전 6:00:00

[남궁 덕 칼럼]‘모바일 온 디멘드’ 혁명

미녀 배우 김태희가 애교 섞인 표정으로 메가폰을 잡고, 발 구르고, 전화하고, 자장면 먹고, 셀카를 찍는다. 영화관에서. 장면이 끝날즈음 ‘집에서 편하게 즐기세요.’ ‘우리집 전용극장‘ 이란 자막이 흐른다 . 케이블업체들의 VOD 소개 광고다. 최신영화를 시청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보는 건 ’우리시대‘에 익숙한 풍경이다. VOD는 Video on Demand의 약자. 전화선, 동축케이블, 광섬유 등을 통해 영화와 같은 영상, 음성, 정보 등을 시청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전송, 재생해주는 ‘주문형 비디오 시스템’을 이렇게 부른다.

‘온 디멘드(주문형) 경제’가 모바일이라는 촉매를 만나 상상 이상의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가히 ‘모바일 온 디멘드 혁명’이라고 부를만하다. 과잉생산과 불균형 배분 등 자본주의의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보는 지지층이 생겨날 정도다. 집, 차, 옷 등을 나눠 사용하는 ‘공유경제’ 개념도 ‘모바일 온 디멘드’라는 고속도로를 만나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불법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우버’ 택시(앱)도 기존과 다른 ‘네오 자동차 문화 시대’를 열고 있다. 스마트폰에 우버 앱을 깔고, 필요할 경우 배차를 신청하면 ‘끝’이다. 택시 승강장에서 기다리는 수고와 전화 걸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기존의 택시회사들이 불법이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그들은 비즈니스 지형도를 바꿔놓은 ‘게임체인저’다.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배달의민족’ 앱도 대표적인 모바일 온 디멘드 비즈니스다. 최종 소비자와 식당을 연결해 주는 비즈니스다.

‘모바일 온 디멘드 경제’는 애플리케이션이란 이름으로 대변되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신 시장에 모험을 거는 창발적 리더십이 만들어내고 있다. 이재우 보고편드 대표는 얼마 전 26살 딸이 만들었다는 애플리케이션을 카카오톡을 통해 지인들에게 알렸다. 이 대표가 보낸 ‘라이트 업’이라는 앱을 열어보면서 취업바늘 구멍에 목을 거는 대학생들 모습이 오버랩됐다. 이 대표 딸같은 청년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으련만. 이 대표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창업한 회사를 중도에 낙마시키더라도 창업자가 이 사회에서 사는데 큰 불편이 없게 만들고, ‘실패 자산’에 성공의 씨앗이 숨어 있다는 걸 공감하는 성숙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세상은 지금 직접 제조하지 않아도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얼마든지 사장님이 될 수 있는 시대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미국기업 퀄키는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만 여러 제약 때문에 상품화를 포기하는 일반인들에게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을 열어주면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인들의 아이디어를 접수받아 회원들의 평가와 내부 전문가들의 평가를 거쳐 제품화를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자유롭게 변형되는 ‘피봇 멀티탭’과 ‘애로스’라는 이름의 스마트 에어컨이 바로 퀄키의 도움으로 탄생하게 된 히트제품들이다.

한국은 세계적 흐름을 타고 있는 ‘모바일 온 디멘드 경제’를 이끌고 있는가. 박근혜 정부가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라는 멋드러진 구호를 내건 게 “우린 아직 멀었어”라는 자탄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지난 주 열렸던 ‘2014년 이데일리 컨버전스 포럼(ECF)’에서 김진영 로아컨설팅 대표가 들려준 얘기에 시사점이 있다.“권투와 이종격투기(UFC)는 구성 요소가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규칙으로 인기가 갈렸다. 규칙이 완고한 복싱은 선수의 창의적 기술보단 노력과 훈련만이 승리를 담보하지만, 규칙이 자유로운 UFC는 창의성이 풍부하고 사고력을 갖춘 선수가 이길 확률이 높다. 관객들은 복싱보다는 UFC처럼 새로운 규칙에 민감하게 몰입한다.” <총괄부국장 겸 산업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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