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배우 김태희가 애교 섞인 표정으로 메가폰을 잡고, 발 구르고, 전화하고, 자장면 먹고, 셀카를 찍는다. 영화관에서. 장면이 끝날즈음 ‘집에서 편하게 즐기세요.’ ‘우리집 전용극장‘ 이란 자막이 흐른다 . 케이블업체들의 VOD 소개 광고다. 최신영화를 시청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보는 건 ’우리시대‘에 익숙한 풍경이다. VOD는 Video on Demand의 약자. 전화선, 동축케이블, 광섬유 등을 통해 영화와 같은 영상, 음성, 정보 등을 시청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전송, 재생해주는 ‘주문형 비디오 시스템’을 이렇게 부른다.
‘모바일 온 디멘드 경제’는 애플리케이션이란 이름으로 대변되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신 시장에 모험을 거는 창발적 리더십이 만들어내고 있다. 이재우 보고편드 대표는 얼마 전 26살 딸이 만들었다는 애플리케이션을 카카오톡을 통해 지인들에게 알렸다. 이 대표가 보낸 ‘라이트 업’이라는 앱을 열어보면서 취업바늘 구멍에 목을 거는 대학생들 모습이 오버랩됐다. 이 대표 딸같은 청년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으련만. 이 대표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창업한 회사를 중도에 낙마시키더라도 창업자가 이 사회에서 사는데 큰 불편이 없게 만들고, ‘실패 자산’에 성공의 씨앗이 숨어 있다는 걸 공감하는 성숙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세상은 지금 직접 제조하지 않아도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얼마든지 사장님이 될 수 있는 시대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미국기업 퀄키는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만 여러 제약 때문에 상품화를 포기하는 일반인들에게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을 열어주면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인들의 아이디어를 접수받아 회원들의 평가와 내부 전문가들의 평가를 거쳐 제품화를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자유롭게 변형되는 ‘피봇 멀티탭’과 ‘애로스’라는 이름의 스마트 에어컨이 바로 퀄키의 도움으로 탄생하게 된 히트제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