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쇼핑시즌` 랠리..주간으론 5개월 최고

3대지수 1%대씩 올라..다우 1만3000선 재차회복
기술주 강세..`블랙프라이데이 기대` 소매주 랠리
  • 등록 2012-11-24 오전 3:10:07

    수정 2012-11-24 오전 3:10:07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추수감사절 연휴로 조기 폐장한 뉴욕증시가 이틀째 랠리를 이어갔다. 유로존의 그리스 지원 재개 기대감이 있었지만,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를 맞아 소비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게 시장심리를 크게 개선시킨 덕이었다.

23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72.79포인트, 1.35% 상승한 1만3009.68로 장을 마감하며 다시 1만3000선을 되찾았다. 나스닥지수도 40.30포인트, 1.38% 오른 2966.85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거래일보다 18.12포인트, 1.30% 뛴 1409.15를 기록하며 1400선을 회복했다.

이로써 3대지수 모두 주간 기준으로 3~4%씩 오름세를 보이며 지난 6월 이후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블랙 프라이데이 대목에 소매업체들의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구체적인 초기 데이터들이 확인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 시장에 최대 호재가 됐다.

이런 가운데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오는 26일 그리스에 대한 지원 재개 확정을 위해 미리 화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기대감을 높였다. 독일 경제지표 호조도 긍정적 역할을 했다. 다만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장기 예산안 합의에 실패했다는 소식은 다소 실망을 안겼다.

대부분 업종들이 상승한 가운데 기술주와 이동통신주가 특히 강했다. 반면 유틸리티주는 부진한 모습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2.78% 올랐고, 시스코가 1.95%, 휴렛-패커드(HP)가 4.19%씩 뛰며 기술주 강세를 주도했다. 애플도 2%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리서치인모션(RIM)은 곧 출시될 ‘블랙베리10’에 대한 기대감에 애널리스트들이 주가 강세를 전망하자 14% 가까이 치솟았고, SAP도 중국증시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2.59% 상승했다.

또한 블랙 프라이데이 기대감에 월마트가 2% 가까이 올랐고 타겟이 1.21% 상승하는 등 소매주들이 강했다. 메이시스, 갭, 노드스트롬, 달러 제너럴, 베드 배스 앤 비욘드 등 대부분 소매업체들이 동반 상승했다.

◇ ‘출발이 좋다’..美 블랙프라이데이 매출호조 기대

미국 최대 쇼핑시즌 중 하나인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에 대한 초기 지표들이 호조를 보이며 소비경기 회복과 소매업체들의 매출 증가 기대를 낳고 있다.

이날 테리 런드그렌 메이시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새벽 0시 플래그십 매장인 뉴욕 맨해튼 헤럴드스퀘어의 백화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매장을 찾는 인파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그는 헤럴드스퀘어점에만 1만1000명 정도의 고객들이 줄을 선 것을 포함해 전국 매장을 찾는 고객수가 작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이같은 모멘텀을 이어가는 것이 관건”이라며 “쇼핑객들을 더 불러 들일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매튜 보스 JP모간 애널리스트도 “블랙 프라이데이 직전부터 소매업체들의 매장 앞에 늘어선 인파를 분석한 결과, 작년보다 고객 수가 더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실제 IBM이 자사 시스템을 사용하는 소매업체들을 분석한 결과, 아마존닷컴과 베스트바이를 비롯한 소매업체들의 온라인 판매액이 추수감사절 당일인 지난 22일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대비 17.4%나 늘어난 규모다. 또 온라인 쇼핑을 위해 모바일 기기를 사용한 고객 수도 18.3%나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올해 증가한 고객 수의 3분의 2에 이른다.

블랙 프라이데이 당일인 23일은 이번 홀리데이 시즌중 최대 판매액과 최대 쇼핑객 수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인 쇼퍼트랙에 따르면 작년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액은 전년대비 6.6% 증가한 114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으며 올해에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소매업체 최고마켓팅담당자(CMO)들을 대상으로 BDO USA가 실시한 서베이에서 소매업체들은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이 전년대비 3.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1.6% 증가를 점쳤던 작년 서베이 때보다 더 낙관적인 수준이다.

◇ 그리스 국채값 급등..유로존 환매지원 꼬인다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재개를 앞두고 유로존이 채무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선택하려는 국채 환매(바이백) 방안이 미리 뛰어버린 국채가격으로 인해 어려움에 빠졌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로존 관계자를 인용, 할인된 가격으로 민간 채권단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를 되사들여 채무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유로존 계획이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그리스에 대한 유로존 지원 재개가 기정 사실화되면서 그리스 국채가격이 미리 뛰어버린(국채금리 하락)데 따른 것이다. 국채값이 뛰면서 바이백에 들어가는 비용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실제 그리스의 10년만기 국채는 이날 오전 1유로대비 35센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전날 최고 35.6센트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앞서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에 긴축이행 시한을 2년 연장해주면서 발생한 140억유로의 자금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이같은 국채 환매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고, 최근 최대 분담국인 독일이 이를 지지하면서 오는 26일 환매방안이 합의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었다. 그러나 한 유로존 관계자는 “바이백 계획은 어디까지나 국채가격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만약 가격이 너무 높아진다면 바이백을 실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들도 바이백 계획에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바이백을 지지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 국채를 사들이는 실탄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재원을 단기적으로 100억유로 확대하자고 제안했지만, 이처럼 국채값이 뛰면 EFSF에 투입해야할 자금이 더 늘어나게 된다. 물론 국채값이 뛴 만큼 더 큰 할인율을 적용해 더 싼 값에 국채를 사들이면 되지만, 이 경우 국채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그리스 은행들이 입는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재정절벽 협상에 휘발유稅 인상논의 꿈틀

다음주 백악관과 의회 지도부간 재정절벽 문제 해결을 위한 2차 회동이 예정된 가운데 세수 증대를 위해 휘발유에 붙는 연방정부의 유류세를 인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내년초 5000억달러에 이르는 정부지출 삭감과 세금 상승을 해결하기 위해 방안으로 주정부와 도로 건설업체, 중장비업체 등 일부 산업계가 휘발유에 붙는 세금을 갤런당 18.4센트 인상하자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

연방 휘발유세는 지난 1990년과 1993년에 마지막으로 인상된 바 있다. 두 차례 모두 재정적자 감축계획의 일환으로 인상된 것이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휘발유에 붙는 세율을 인상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대중들의 반대에 부딪혀 불발로 돌아간 바 있다. 이에 따라 재계와 주정부 등은 이번 재정절벽 해결 논의가 10년만에 찾아온 세율 인상의 기회로 보고 있다. 특히 주정부는 이 재원으로 고속도로와 대중교통 확충 자금 마련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한 해 평균 520억달러를 투입해 고속도로와 대중교통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지만, 그 주요 재원이 되는 휘발유 관련 세수는 연간 370억달러에 그치고 있다. 150억달러 정도의 부족분은 의회가 정부 일반기금으로부터 보전해왔지만, 이로 인해 재정적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운송분야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인들이 연비가 좋은 차량으로 갈아타고 있고 다른 교통수단 이용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세율 인상과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면 이같은 재원 부족분 보전으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빌 그레이브스 미국트럭운송연합 대표는 “운송분야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이미 몇년 전부터 휘발유 세금 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며 “의회에서는 여론을 의식해 누구도 이를 공론화하려 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정치인들도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 EU정상들, 장기 예산안 합의불발..내년초로 연기

2014년부터 2020년까지의 향후 7년간 유럽연합(EU) 예산안을 마련하기 위해 모인 EU 정상들이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 논의는 내년초로 연기되고 말았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EU 정상들은 이틀간의 협상에서도 장기 예산안에 대해 합의하지 못한 채 협상을 포기했다. 정상들은 성명서를 통해 합의 도출 실패를 시인하며 “두 명의 고위 관료들에게 장기 예산안 관련 작업을 계속 진행하는 동시에 향후 몇 주일간 컨센서스를 도출할 수 있도록 자문을 구하는 임무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장기 예산안에 대한 논의는 내년 1~2월중 재개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상들은 “양자간 논의와 건설적인 토론을 통해 내년초에는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충분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총 1조유로 가까운 지출안에 대한 합의가 불발된 것이 주된 이유였고, 특히 이번 협상에서는 프랑스와 영국간이 크게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며 합의 불발의 원인이 됐다. 프랑스는 재정 취약국 지원을 위해 7년간의 예산규모를 9720억유로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농가 보조금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영국은 역내 모든 국가들이 재정지출을 줄이는 상황에서 이처럼 예산을 늘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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