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의 굴욕은 아직 진행 형이다. HP는 올해 중국 경쟁업체 레노버에게 1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위태로운 HP를 이끌고 있는 수장은 바로 세계적인 인터넷경매사이트 이베이 출신의 맥 휘트먼. 휘트먼은 1998~2008년 사이 이베이를 이끌면서 매출 8600만달러의 회사를 77억달러 규모로 성장시킨 신화적인 인물이다.
이베이에 발을 담그기 전에는 월트디즈니 부사장과 스트라이드 라이트 사장을 지냈고 지난 2004년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으로 뽑히기도 했다. 그는 이베를 잠시 떠난 뒤 정계에 입문해 2010년 주지사 선거에 나가기도 했지만 패배를 맛봤고 지난해 9월 HP 수장으로 임명되면서 HP를 암흑에서 구원할 다크호스로 기대를 모았다.
휘트먼은 이 분야에서 회생을 모색하기 위해 R&D 투자를 과감히 늘렸다. 휘트먼이 부임한 지난해 HP는 R&D 지출을 33억달러로 늘렸고 올해 3분기까지 비슷한 투자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여름에는 신제품 R&D 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2014년말까지 HP인력의 8%인 2만7000명을 감원하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이처럼 과감한 R&D 투자와 뼈를 깎는 구조조정 끝에 HP는 최근 새로운 프린터 라인을 공개하며 설욕을 다지고 있다. 이번 신제품은 휘트먼이 R&D 투자를 늘린 후 내놓은 첫 결과물이란 점에서 성공 여부가 주목될 수밖에 없다. 휘트먼은 최근 HP의 주력상품인 PC와 프린터 사업 환경이 어려워짐에 따라 스마트폰 개발에도 착수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