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사도 `나꼼수`에 소리없이 귀 기울인다

정부 청사 서점 베스트셀러 상위권
"현 정부 피로감 반영..여론 파악위해"
  • 등록 2011-12-21 오전 9:15:00

    수정 2011-12-21 오전 9:15:00

☞ 이 기사는 12월21일자 이데일리신문 6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달려라 정봉주` 있나요?" 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고용노동부 등 주요 부처가 몰려있는 과천 정부청사내 서점. 여덟 아홉권 정도를 인기도서로 진열하는 가판대에는 인터넷 방송 `나꼼수`의 진행자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가 주요 도서로 올라와 있다. 과천 관가에서 `나꼼수`를 책이나 방송으로 접하는 공무원들의 모습이 눈에 띄게 늘었다.   천 관가에도 `나꼼수` 바람이 불고 있다. `나꼼수`의 반(反) 정부적 성향 때문에 대놓고 찾진 못하는 분위기지만 남몰래 동향을 살피는 열기는 여느 곳보다 뜨겁다.   정부 부처 서점에서도 베스트10 중 3권을 나꼼수 서적이 접수했다. 가장 인기있는 책은 `닥치고 정치`. 이 책이 주요 서점에서 3주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나꼼수 공동 진행자인 정봉준 전 의원의 `달려라 정봉주`, `나꼼수` 방송 PD인 김용민의 `나꼼수의 뒷이야기`와 `조국 현상을 말하다`도 꾸준한 인기로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서점 주인은 "나꼼수 관련 책에 대한 문의가 하도 많아 열흘 전부터 책을 갖다 놨다"며 "하루에 최소 2권 이상은 팔려 최신 서적 중 제일 잘 나가 재고도 넉넉하게 준비해 놨다"고 말했다.

과천청사 한 공무원은 "개혁에도 피로감이 있듯이 공무원들도 보수화된 현 정부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며 "소위 진보 성향의 책들이 이런 구태의연함에 자극을 줘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도 "경제를 앞세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무원 사회도 혁신될 것을 기대했지만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며 "이런 염증이 나꼼수 열풍으로 연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 청사에서 나꼼수 인터넷 방송 역시 빠지지 않는 화젯거리다. 지난 10·26 선거 이후 주요 세력으로 떠오른 젊의 세대의 여론 풍향계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여서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한 고위 공무원은 "요즘 나꼼수를 안 들으면 대화가 안 돼 조금 억지 내용이 있어도 챙겨서 듣는다"며 "일부에선 감청이 되고 있다는 얘기도 있지만 젊은 층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아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부 각 부처 장관 및 정치권에서도 일부는 최근 나꼼수 내용을 포함한 여론 동향을 보좌관을 통해 보고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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