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다음주 추수감사절 직전인 23일이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참여하는 의회 슈퍼위원회가 향후 10년간 재정적자 1조2000억달러를 어떻게 줄이느냐는 합의안을 내놓아야할 마감시한이기 때문이다.
만약 슈퍼위원회가 합의안을 내놓지 못하고 이 안을 내년 1월15일까지 통과시키지 못하면 동일한 규모의 지출 감축이 자동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절반은 국방비에서 줄어들게 되고 나머지 절반은 비국방 프로그램에서 줄어들게 된다. 여야 모두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여전히 민주와 공화당 간 합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지난 주말 공화당이 6430억달러 규모의 증세와 의무예산 감축을 담은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은 이 마저도 거부했다.
민주당 제임스 클리번 하원 원내총무(사우스 캐롤라이나주)는 "미래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조세제도의 틀을 재검토해 세수를 확대하려는 계획에 대해 공화당이 과도하게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세율은 낮추면서 조세기반을 확대해 세수를 늘리겠다는 공화당 계획에 대해서는 "한낱 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공화당의 젭 헨서링 의원(텍사스주)은 "민주당이 국가를 부도상태를 몰아갈 수도 있는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지출 삭감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지 않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렇다보니 슈퍼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헨서링 의원은 "조세제도에 대한 더 면밀히 들여다보기 위해 재정적자 감축합의를 내년으로 연기할 수 있다"고도 이미 밝힌 바 있다. 1차적으로 올해 안에 세금수입과 정부지출 삭감에 대해 합의 가능한 큰 틀을 마련해 시행하면서 조세제도 등 까다로운 세부내용은 내년으로 연기해 의회내 해당 조세위원회에 합의를 위임할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아직까지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지만 합의에 실패했을 경우 미국에 대한 또다른 국가신용등급 강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유로존 경제 가운데 가장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스페인은 오는 20일 종기 총선을 치른다. 재정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단 여론조사에서 보수 야당인 국민당(PP)이 압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국민당이 선거 승리 이후 기존에 긴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뒤집을 것이냐가 시장 안정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외교관계위원회의 호세 이그나시오 토레블랑카 위원 발언을 인용, 스페인 국민당이 미식축구에서 막판 득점을 위해 긴 패스로 터치다운을 노리는 이른바 `헤일 메리(Hail Mary)`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운 긴축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 다음주에는 미국 경제지표도 지켜봐야할 것이다. 21일에 기존 주택판매가, 22일에는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와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각각 공개된다. 23일에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내구재 판매, 개인 소득 및 지출, 소비심리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다.
24일이 추수감사절 휴장이고 25일 블랙프라이데이에 조기 폐장하는 만큼 실적 발표에 나서는 기업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21일에는 휴렛-패커드와 브로케이드, 22일에는 치코스 등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