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 리세션 가능성 커졌다

유로존 서비스업-中 제조업 동반 부진
반등조짐 보이던 美고용도 약세
전세계 증시도 추락
  • 등록 2011-09-23 오전 2:27:21

    수정 2011-09-23 오전 2:50:06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유럽 재정위기 여파가 결국 글로벌 경제의 리세션(경기 침체국면)으로 번지고 있다.

유로존의 서비스업과 중국 제조업이 동반 부진을 보이는 가운데 약간의 반등 조짐을 보이던 미국 고용까지 다시 하락하면서 리세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전세계 증시도 동반 추락하며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소비 둔화 우려까지 낳고 있다.

◇ 세계 곳곳서 경제지표 부진

주춤거리던 글로벌 경제지표 부진이 일제히 재부각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충격이 실물경기로 조금씩 스며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발표된 유로존 플래시마킷 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9월에 49.1을 기록, 전월의 51.5에서 하락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51.0을 밑돌았고, 지난 2009년 8월 이후 2년 1개월만에 처음 기준치인 50을 하향 돌파한 것.

제조업지표도 좋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유로존에서 이 지수가 크게 악화된 것은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서비스업 PMI에는 은행업부터 식당업까지 대부분 업종이 다 포함된다.

중국 제조업경기 둔화도 부담스러운 지표였다. 이날 HSBC는 9월 중국의 제조업관리자지수(PMI)가 49.4로, 지난달 수정치인 49.9보다 낮아졌다고 밝혔다. 3개월 연속 하락세였다. 제조업 경기 둔화는 수출 둔화를 의미하는 것이고, 이는 결국 성장 둔화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견실한 흐름을 보여왔던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지난주 42만3000건으로, 전주보다 9000건 줄었지만 시장 예상치인 42만건을 웃돌았고 4주 이동평균으로는 42만1000건을 기록해 두 달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나마 향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가 예상치를 넘는 전월대비 0.3% 상승으로, 오름세를 이어갔다는 게 위안거리였다.

이런 지표 부진이 확인되면서 전세계 증시도 동반 추락하고 있다. 이날 마감된 유럽증시는 줄줄이 4%대의 급락세를 보였고 뉴욕증시도 장중 내내 3%대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주가 하락이 자산가치 하락, 소비 둔화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글로벌 리세션 우려 커졌다

이로 인해 잠시 주춤거리던 글로벌 리세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사실 이같은 우려는 전날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라는 추가 부양책을 빼든 연방준비제도(Fed)로부터 촉발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연준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어려움을 비롯한 세계경제 전망에 미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가계지출 증가속도는 완만하고 노동시장은 지속적으로 약하고 실업률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RBC캐피탈마켓의 제이콥 오비나 시니어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전세계에서 악재들이 과도하게 터져나오면서 앞으로의 경기 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시에떼 제너럴의 루디 나바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미국경제 회복속도가 정체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연준은 앞으로 추가 부양책을 내놓는 걸 검토해야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델스반켄의 마틴 엔룬트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지표들은 아직까지 리세션 시그널로 볼 순 없지만, 각국 정부가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위기에 대처하지 못할 경우 신용위축 리스크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고 이는 결국 리세션으로 가는 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불안한 가운데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는 "미국경제는 이미 더블딥 리세션에 빠져있는 상태"라고 말해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그는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재정 부양이 필요하며 그것이 올바른 정책"이라고 제안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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