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 위기로 인해 장 중 투매 현상이 나타났지만, 주말 동안 유럽연합(EU)이 사태를 진정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아울러 실업률이 5개월 최저로 하락하고, 소비자신용 보고서를 통해 향후 소비 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점도 호재가 됐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10.05포인트(0.10%) 상승한 1만12.23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69포인트(0.74%) 오른 2141.12를,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3.08포인트(0.29%) 뛴 1066.19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하락세로 출발했다.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의 재정적자 문제가 불거진 데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 우려는 이날도 지속되며 지수를 압박했다.
특히 유로 약세에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국제 유가를 비롯한 주요 상품 가격이 하락한 점은 전일에 이어 주식시장에 부담을 더했다.
다만 개장 전 발표된 고용보고서는 하락세를 제한했다. 1월 비농업부문 일자리는 예상 밖으로 감소했지만, 실업률은 9.7%로 예상보다 낮게 집계됐다.
뉴욕 증시는 실업률 하락을 호재로 삼아 오전 장에서 1만 선 탈환을 위해 반등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같은 시도가 번번히 실패로 돌아가자 오후 들어 하락세로 방향을 잡는 듯 보였다.
개장 초부터 1만 선이 붕괴된 다우 지수는 다음 심리적 지지선인 9900 선까지 순식간에 내주며 급락세를 나타냈다. 오후 2시 경에는 170포인트 넘게 빠지며 9835 선까지 밀렸다.
그러나 장 마감 1시간을 남겨두고 12월 소비자신용이 발표된 후 지수는 조금씩 낙폭을 줄여 갔고, 결국 장 막판 10분을 남겨 두고 주요 지수 모두 상승반전했다.
소비자신용은 11개월 연속 감소하며 여전히 위축된 소비심리를 반영했지만, 감소 폭은 대폭 줄었다. 특히 자동차 구입 등 비회전 신용이 증가세로 돌아선 점이 향후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결국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가운데 18개가 상승한 반면 12개가 하락했다. 인텔과 알코아가 나란히 2%대 오르며 다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한편 국채와 달러는 유럽발 위기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반영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 유가는 수요 우려와 달러 강세로 인해 배럴당 71달러 선으로 하락했다.
◇ 2월 첫째주 하락..공포지수 상승
뉴욕 증시가 이날 반등에 성공했지만 최근의 급락으로 인해 주간 단위로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로써 증시는 2월의 첫 주를 약세로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이번 주 0.55%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는 각각 0.29%, 0.72% 빠졌다.
올해 들어서는 다우가 3.99%, 나스닥이 5.64%, S&P500이 4.39%씩 하락했다.
최근 주식시장의 등락 폭이 커지는 등 변동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0.03포인트(0.12%) 추가로 오르며 26.11을 기록했다.
◇ 반도체주 랠리에 기술주 상승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최근 낙폭이 컸던 기술주가 일제히 반등했다. 특히 반도체주가 오름세에 앞장섰다.
브로드컴은 6.06% 올랐다.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브로드컴에 대한 스톡옵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점이 호재가 됐다.
다른 기술주 중에서는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이 일제히 올랐고, 시스코는 전일에 이어 강세를 지속하며 2.33% 상승했다.
이밖에 특징주로는 에이트나가 4분기 이익 15% 감소에도 불구하고 1% 넘게 올랐고, 에어가스는 경쟁사 에어프로덕트앤케미컬스의 인수 제안에 40.11% 치솟았다.
최근 리콜 사태로 인해 부진한 흐름을 보여 온 도요타 주식예탁증서(ADR)는 도요다 아키오 사장의 사죄 기자회견 이후 4% 넘게 반등했다.
◇ 경제지표 호재도 이어져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경기 회복 전망에 대해 다소 엇갈린 내용을 담았다. 고용보고서에서 실업률은 하락했지만, 일자리 역시 감소했다. 소비자신용은 11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감소 폭은 크게 줄었다.
노동부는 고용보고서를 통해 1월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2만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에 어긋난 결과다.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1만5000개 증가를 점쳤다.
지난달 실업률은 9.7%로 집계돼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전월과 같은 10%를 예상했었다.
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지난해 12월 소비자신용이 17억3000만달러(연율 0.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 기록한 월간 사상최대 218억달러 감소보다 적은 규모이며, 시장의 예상치인 100억달러에도 크게 못 미쳤다.
특히 회전(revolving) 납부가 되지 않는 자동차대출, 개인대출, 학생대출 등 비회전(non-revolving) 신용은 68억달러 늘며 증가세로 돌아선 점은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