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롯데가 기술탈취 및 아이디어 도용논란에 휩싸인 것과 관련해 두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롯데그룹은 지난 2016년 롯데엑셀러레이터(현 롯데벤처스)를 설립하면서 스타트업 육성 및 지원에 어느 그룹보다 적극적이었다. 특히 롯데엑셀러레이터가 지난해 롯데벤처스로 사명을 변경한 뒤에는 벤처캐피털 기능을 강화하고, 산업별 특성화된 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들과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투자규모도 늘리면서 지속적인 투자가 절실한 국내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든든한 뒷받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국내 벤처기업 육성에 진심을 보였던 지난 수 년간의 노력이 이번 논란으로 퇴색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또 다른 점은 아이디어 도용논란이 발생한 분야가 신동빈 회장이 롯데의 미래사업으로 점찍은 헬스케어 분야라는 점이다. 지난해 3월 롯데지주는 이사회를 열고 700억원을 출자해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신 회장이 야심차게 그룹의 신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한 사업분야에서 아이디어 도용논란이 일어난 것은 법적인 책임은 차치하더라도 모양새가 좋지 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이른바 3고(고환율·고물가·고금리) 현상으로 인해 벤처투자 상황도 녹록치 않다. 중소벤처기업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투자 규모는 6조7640억원으로 전년대비 11.9%가 감소했다. 특히 하반기부터 벤처투자 감소가 본격화했을 뿐만 아니라 올해도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벤처투자가 다시 활성화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던 대기업이 이같은 논란에 휩싸이는 것만 하더라도 벤처투자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민간주도의 벤처투자 활성화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더 활성화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이번 논란이 커져 대기업들이 벤처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설 경우 스타트업 생태계에는 커다른 위협요소가 될 까 우려스럽다고 말한 벤처기업의 최고경영자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