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을 입증한 스타트업의 경우 현재 시기는 자금난을 겪는 경쟁사를 대폭 할인된 밸류에 M&A를 하며 사세 확장에 나설 수 있는 적기로 통한다. 투자 혹한기가 이어지면서 스타트업간 M&A 건수가 올해에도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배경이다.
금리 인상 여파로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자 자금난에 시달리던 스타트업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매각 카드를 꺼내 들어왔다. 스타트업 전성시대가 이어지며 비슷한 서비스가 압도적으로 많아진 상황에서 곳간에 여유자금을 쌓아둔 스타트업들은 미소를 지었다. 경쟁사를 인수하면서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이러한 생존 몸부림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명함 플랫폼 ‘리멤버’를 운영하는 드라마앤컴퍼니는 올해 4~7월에 걸쳐 전문가 네트워크 서비스 운영사 ‘이안손앤컴퍼니’와 신입 채용 전문 플랫폼 운영사 ‘루키 코퍼레이션’, 동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앵커리어’ 등을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자금 쏘는 VC도 실력 발휘 본격화
‘한국형 유니콘 기업 육성’ 슬로건을 내걸고 풍부한 유동성을 제공했던 정부가 모태펀드 규모를 줄이면서 VC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간 출자자들은 대체로 모태펀드 출자 여부를 보고 출자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모태펀드 예산 축소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특히 짙었다.
VC들 사이에선 이런 상황에 실력을 100% 발휘해 경쟁력을 쌓고 차별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돈다. 업계 한 관계자는 “(VC들이) 부담감이 대체로 적은 초기 기업 발굴에 나선 가운데, 될성부른 떡잎을 알아보는 능력이 특히나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며 “안정성이 있는 후기 단계 투자보다는 내실과 성장성에 방점을 찍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 활동하는 VC가 300개가 넘는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곳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특히 트랙 레코드가 적은 중소형 운용사들은 펀드의 정체성을 뚜렷이 해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