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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요즘 뉴스를 통해 만나는 세계 경제는 곳곳이 아우성이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유럽 강대국들은 러시아가 에너지를 끊자 곧바로 위기에 빠졌다. 유럽 경제가 이렇게 취약했나 싶을 정도다.
‘세계의 공장’ 중국 경제의 성장세는 유독 약해지고 있다.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을 쓰자, 올해 2분기 성장률이 0.4%까지 고꾸라졌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자국 국채를 많이 보유한 일본은행(BOJ)은 전혀 긴축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정부 빚을 중앙은행이 떠안다 보니,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손실(국채가격 하락) 우려가 큰 탓이다. 이는 자칫 엔화를 휴지 조각으로 만들 위험이 있다. 그 외 개발도상국들의 경제 위기감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그나마 ‘비빌 언덕’이 미국이다. 최근 두 달 뉴욕 증시부터 그야말로 호조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6월 16일(현지시간) 3666.77을 단기 저점으로 26일까지 두 달여간 10.66% 뛰었다.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었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결과다.
“이르면 올해 말 미국 경제 침체”
손 교수는 추후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지금은 침체가 아닐지 모르지만 침체로 들어설 확률이 높다고 본다”며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초에는 침체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미국 경제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을 두고서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로만 침체를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고 본다”면서도 추후 경제 사정에 대해서는 다소 비관적으로 봤다.
그는 “연준이 예상보다 금리를 더 인상할 것 같고, 현재 연준이 실시하고 있는 양적긴축(QT)은 적어도 50~7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 효과를 낼 것”이라며 “연준의 긴축에 따른 달러화 강세는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텐데, 이 역시 50bp 정도 인상한 것과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증시가 하락하고 소비심리가 나빠지는 것도 사실상 금리를 인상한 효과와 같다”며 “이를 종합해서 보면 침체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말했다.
인터뷰 당일 미시간대가 내놓은 이번달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58.2로 나타났다. 전월(51.5)과 비교하면 상승했지만, 1년 전(70.3)보다는 큰 폭 낮았다. 손 교수는 이 수치를 거론하면서 “지난달보다는 소비심리가 약간 나아졌지만 지수 자체를 보면 절대 높은 게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는 “밀튼 프리드먼이 진단했듯 통화정책 파급 시차는 6개월 혹은 1년 정도”라며 “올해 3월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으니, 올해 말 혹은 내년 초부터는 경기에 영향이 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환경서 주식 투자 조심해야”
그렇다면 최근 두 달여간 상승세를 보인 뉴욕 증시는 어떤 흐름을 이어갈까. 그는 “증시가 추가로 더 강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상승장은 새로운 강세장의 출발점이 아니라 대세 약세장에서의 반짝 상승일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손 교수는 “투자자들은 연준이 (침체에 대응해)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상해서 증시가 올랐다”면서도 “이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이 내년 상반기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은 너무 낙관적”이라며 “금리를 더 올린 후 이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올해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연준 인사들은 이같은 골자의 발언들을 쏟아냈다. 손 교수는 그러면서 “금리 인상, 달러화 강세, 경기 후퇴 등의 환경에서 미국 주식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손성원 교수는…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 △피츠버그대 경제학 박사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수석이코노미스트 △웰스파고 수석부행장 △LA한미은행 행장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포에버21 부회장 △로욜라메리마운트대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