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겹친 변동성 장세…쪼그라드는 빚투

지난해 2월 수준인 20조원 대로 감소
금리 인상에 증권사 잇따라 융자 이자↑
“오는 3월 FOMC서 불확실성 축소 가능성”
  • 등록 2022-02-24 오전 5:22:28

    수정 2022-02-24 오전 5:22:28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지난해 사상 최초 25조원을 웃돌던 신용거래융자가 올해 들어 20조원대로 내려와 지난해 2월 수준으로 회귀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은 물론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전거래일 대비 680억원 늘어난 20조7931억원을 기록하며 6거래일 만에 상승했다. 다만 지난달 말 21조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들어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인 셈이다. 이는 지난해 2월5일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 투자자의 증권시장 매매거래를 위해 매수대금을 빌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 시장 지수의 후행적 지표로 간주된다. 지수가 상승하면 신용거래융자도 따라서 증가세를 보이고, 지수가 하락하면 감소한다.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 긴축 움직임 등으로 글로벌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상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IBK투자증권은 지난 21일 신규 신용매수 체결분부터 모든 구간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0.5%포인트(p) 인상했으며 KB증권은 오는 3월1일 매수 체결분부터 구간별로 0.3~0.5%p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올린다. 변경 후 이자율은 1~7일 4.6%, 8~15일 6.8% 등이다. 하이투자증권도 같은 날 기준 구간별 0.05~0.65%p 인상을 결정했다.

익명을 요청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사의 경우 신용공여가 지난해 대비 10% 이상 줄었다”면서 “요즘 시장이 안 좋으니 브로커리지 수수료도 많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는 물론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심리 위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과 관련해 연초 긴축발작이 있었고 경기는 주춤한데 물가는 치솟는 상황이다 보니 실적에 대한 불신과 우려들이 있는 것”이라며 “급변하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지다 보니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의 투자자 예탁금도 답보 상태다. 지난달 75조원대를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 60조원 대를 머물며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예탁금은 전거래일 대비 1조2301억원 늘어난 63조7032억원으로 6거래일 만에 상승 반전했다.

이처럼 위축된 투자 심리는 언제쯤 반등할까. 증권가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17일에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분기점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FOMC에서 25~50베이시스포인트(bp) 금리 인상은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점도표”라며 “시장 전망은 7번 정도 금리를 올리는 것으로 선반영이 된 상태인데, FOMC가 오히려 불확실성이 꺾일 수 있는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에도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를 장악하고 연준의 강력한 긴축이 겹치면 지난 2018년 12월과 유사한 흐름이 될 수 있다”면서 “향후 1~2개월이 불확실성의 정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신용융자잔고 비율이 높은 종목은 코스피 시장에서는 대성홀딩스(016710)써니전자(004770)가 각각 11%, 10%대로 1,2위를 차지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선광(003100)세종메디칼(258830)이 13%, 11%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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