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상장했더니…10곳 중 3곳은 공모가 하회

[텅빈 요람 코넥스]
2015년 이후 코넥스서 코스닥 이전 상장한 기업 47곳
12곳 주가, 코스닥 공모가보다 낮아…2곳은 상폐
"코넥스 문전성시 위해서 성공적 이전상장 사례 나와야"
  • 등록 2021-09-14 오전 12:30:00

    수정 2021-09-14 오전 12:30: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코넥스를 거친 후,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기업들 10곳 중 3곳은 저조한 수익률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에서는 기업들이 코넥스 시장을 찾으려면 코스닥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은 ‘스타종목’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47개 기업 중 29.8%에 달하는 14개 기업(상장폐지 기업 2개 포함)이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서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가 대비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2013년 코넥스에 상장한 후 2015년 코스닥으로 이전, 현재는 거래 정지 중인 매직마이크로(127160)다. 매직마이크로의 코스닥 상장 당시 공모가(수정공모가)는 1100원이었지만 현재 282원으로 수익률은 마이너스(-) 74.4%에 달했다.

2018년 코스닥으로 이전한 지티지웰니스(219750)와 2019년 코스닥에 상장한 지노믹트리(228760)도 수익률이 저조한 기업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각각 -53.6%, -52.8%다. 지티지웰니스는 올 상반기 감사의견에서 의견거절을 받은 후 주가가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코스닥으로 전학 온 기업 6곳 중 에브리봇(270660)이 코스닥지수의 강세 속에서도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7월 코스닥에 상장한 에브리봇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33.1%다. 이달 8일 코스닥에 이전 상장한 에이비온(203400) 역시 저조한 수익률을 이어오다 13일 16.36% 상승하며 코스닥 시장서 처음으로 공모가 대비 플러스 수익률(12.94%)을 기록했다.

아예 상장 폐지된 기업도 있다. 코썬바이오(과거 현성바이탈)는 2016년 12월 코스닥으로 이전했지만 실적 급감 속에 불성실 공시까지 문제가 되며 결국 코스닥 시장에서 사라졌다. 리드 역시 경영진의 횡령과 배임혐의가 불거진 후, 거래가 정지됐고 작년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물론 주가가 저조한 기업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15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해 2017년 코스닥으로 이전한 자동차 공조시스템 전문기업 세원(234100)의 코스닥 상장 이후 주가 상승률은 312.7%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닥의 상승률 55.6%보다 5.6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올해 이전한 기업 중 씨이랩(189330) 역시 코스닥 공모가는 3만5000원이었지만 13일 10만7800원에서 마감하며 208%에 달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률은 기업의 개별 상황이나 업황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코넥스 시장 자체의 특성만으로 직결할 수 없다”면서도 “최근 스팩(SPAC) 등 다양한 코스닥 상장 경로도 많아진 가운데 기업들이 코넥스를 찾으려면 이전 상장 후 견조한 수익률을 올리거나 투자자들에게 매력을 주는 주도주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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