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률 낮은 신흥국 등 펀드자금 ‘유출’…델타변이에 북미·유럽도 ‘주춤’
12일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지역별 해외 주식형 펀드(지난 9일 종가 기준)를 살펴보면 한달간 북미 주식펀드 설정액이 3255억원 증가하며 가장 많이 늘었고 유럽 주식펀드로는 415억원이 유입됐다. 이 기간 신흥국 주식펀드(-83억원), 아시아퍼시픽 주식펀드(-89억원), 신흥아시아 주식펀드(-83억원)을 기록하며 80억원대 자금이 빠져나갔다.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를 중심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OWID(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북미 백신 접종률(1회가 아닌 접종 완료 기준)은 약 35%, 유럽은 32%를 기록했다. 남미는 15%, 아시아 지역의 경우 9%에 그쳤다.
권역별 수익률 차이도 뚜렷하게 갈린다. 한 달간 북미 주식펀드가 5.69%, 유럽 주식펀드는 0.4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흥국 주식펀드는 -1.86%, 특히 중남미 주식펀드는 -4.19%로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브라질에서 발생한 변이 바이러스는 높은 재감염률을 보이는 등 중남미 지역 우려를 키우고 있는 분위기다.
선진국 채권펀드 자금 유입은 증가세…“안전자산 선호 심리↑”
이들 선진국 채권형 펀드의 자금 유입 규모는 커졌다. 델타 변이 확산에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되면서다.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로 돈이 몰리고 있다.
이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8일(현지시간) 장중 1.25%까지 떨어졌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최저치로 주저 앉았다. 현재는 다시 1.35%대로 올라섰다.
아울러 신흥국 펀드 내 한국 투자 비중은 연초 이후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한국 투자 비중(평균)이 8.5%에서 10.1%에서 크게 높아졌지만, 올 들어 5개월간 투자 비중은 0.1% 증가에 그쳤다.
신흥국 중에서 자원 부국보다는 제조업 경쟁력을 가진 국가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평이다. 단기간 신흥국 주식펀드 자금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백신과 진정세에 따라 다시 반등 기회를 노릴 수 있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펀드 투자는 투자 심리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아 단기간 신흥국 주식펀드의 자금 유입 증가는 가능성이 낮다”며 “하지만 백신이 개발된 상황에서 델타 변이의 확산은 어느 정도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확산 상황이 진정되면 주식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