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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하반기(7~12월) 서울에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 공급 예정인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은 20개 단지 1만1700가구다. 지난해 2309가구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대부분 상반기 분양을 준비했다가 일정이 연기된 사업장들이다.
당장 이달 말에는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4구역에서 롯데건설이 ‘청량리역 롯데캐슬SKY-L65’ 아파트 1425가구를 분양한다. 청량리역 역세권으로 추후 GTX-B노선과 C노선, 면목선 등 신설 노선까지 들어설 교통 요충지다. 단지는 아파트, 오피스텔, 오피스, 호텔 등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조성한다.
대우건설은 동작구 사당동 사당3구역에 짓는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 153가구을 분양한다. 지하철 4·7호선 환승역인 이수역을 이용할 수 있으며 서리풀터널 개통으로 강남 중심으로 이동하기 쉬워졌다. GS건설은 동작구 흑석동 흑석3구역에 1772가구, 성북구 장위동 장위4구역에 2840가구 규모의 자이 아파트를 짓고 연내 분양할 계획이다. 삼성물산도 동대문구 용두동 용두6구역에 1048가구 규모의 래미안 아파트를 짓는다.
밀어내기 분양할까, 미룰까
실제로 하반기 분양시장 최대어로 주목 받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만 해도 잇단 규제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당초 둔촌주공은 분양보증 승인을 담당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 관리지역을 대상으로 분양가 기준을 빡빡하게 가져가자 중도금 대출 여부를 가르는 9억원을 기준으로 그 이하를 선분양, 초과 물량은 후분양하는 방식을 고려했다. 하지만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다시 고민에 빠졌다. 총 사업비가 정해진 상황에서 일반분양의 분양가가 낮아진다면 조합원이 지는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더라도 일정 기간 유예한다면 ‘밀어내기’ 분양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앞서 2008년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2007년 말 분양이 잇따르면서 미분양 물량 적체로 이어졌다.
다만 연내 이들 물량이 분양된다면 준공 후 가치는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비사업이 위축되는 등 수년 내 도심에서의 신규 공급 물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해 분양하는 단지가 입주하는 2021년께 서울 내 신규 분양 아파트가 줄어 새 아파트 프리미엄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청약자는 중도금 대출 규제 등으로 목돈 마련이 쉽지 않은 만큼 철저한 자금계획이 수반된 청약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