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이어 미얀마…김도진의 '신남방 드라이브'

기업銀, 연내 미얀마 법인 설립 추진
마얀마 정부에 내달 신청서 제출
인도네시아 법인도 3분기 출범
신남방 6개국 '금융 벨트' 완성
  • 등록 2019-05-28 오전 6:00:00

    수정 2019-05-28 오전 7:19:54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그간 공들여온 미얀마 법인 설립이 이르면 연내 마무리된다. 신남방 진출 확대를 위해 김 행장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IBK아시아금융벨트’ 구축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김 행장은 아울러 현지 전문가를 육성하는 차원에서 해외 주재원에 대한 보상체계도 전면 개편할 예정이다. 시중은행과의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해외 수익 확대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기적인 포석 차원에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미얀마 정부의 외국계 은행 대상 제3차 개방 일정에 맞춰 다음 달 현지 금융 당국에 법인(또는 지점) 설립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결과는 이르면 올 3분기 중에 나올 전망이다.

기은은 이미 수년 간 미얀마 현지 금융 당국과 법인 전환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충분한 사전 교감도 나눈 만큼 긍정적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전환이 확정될 경우 기업은행은 2013년 4월 양곤(Yangon) 사무소 설치 이후 약 6년반 만에 본격적으로 미얀마에 진출해 영업을 시작한다.

기은은 그간 미얀마에 특히 많은 공을 들여왔다. 지난 3월에는 김 행장이 직접 미얀마 수도 양곤을 방문해 현지 시장을 점검하고 진출 중소기업들과 면담을 나눴으며 금융당국 관계자들을 만나 기은의 법인 전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사전 교감을 나눴다. 김 행장은 임직원들에게도 현지 금융시장이 추가로 개방되는 시점에 맞춰 즉각 법인 또는 지점을 설립하고 영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행장은 지난 23일 국내에서 열린 ‘미얀마 투자설명회’ 개회사를 통해서도 현지 당국자들에게 “미얀마는 동남아시아의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이라며 “기은 양곤 사무소가 지점 또는 법인으로 전환되면 미얀마에 진출하는 중소기업에 보다 다양하고 양질의 금융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미얀마는 최근 시장개방과 적극적인 외자유치를 추진하고 있어 중국과 베트남을 이을 차세대 글로벌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 금융권에서 미얀마 진출을 위한 이렇다 할 설명회는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기은의 설명회는 현지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행장은 지난해 12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Phnom Penh)에 9번째 해외지점 개점에 앞서 현지 중앙은행(NBC)을 방문해 직접 기은이 보유한 중소기업금융 전문성을 강조하고 조속한 지점 설립 인가를 받아내는 추진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같은 달 인도네시아 금융당국(OJK)으로부터 현지 아그리스(Agris)은행과 조건부 주식인수계약을 체결한지 약 1년만에 아그리스 은행과 미트라니아가(Mitraniaga)은행의 인수 승인을 동시에 이뤄내기도 했다. 기은은 두 법인의 합병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르면 올 3분기 중 현지 법인(IBK인도네시아)을 출범시키고 정식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기은이 올해 안으로 인도네시아 및 미얀마 법인 설립을 완료하면 신남방 진출 6개 국가(인도 포함)에 7개의 법인 또는 지점을 갖게 된다. 기은은 올해 안에 ‘IBK아시아금융벨트’가 완성되면 앞으로 시간을 가지고 싱가포르에 1998년 IMF 외환위기 직후 철수한 지점 재진출과 ‘동남아 지역본부’ 설립 검토도 해볼 수 있다는 구상이다.

기은은 신남방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진출이 본격화되자 해외 주재원에 대한 보수체계 작업에도 착수했다. 고급 핵심 인력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뤄져야만 우수한 인재가 해외지점에 지원하는 토대를 만들기 위한 차원에서다. 기은은 이를 위해 최근 ‘국외직원 보수·복지 기준 개정 컨설팅’에 착수한 상태로 해당 국가의 물가수준 등을 감안해 적정 보상체계를 새롭게 개편할 계획이다.

기은 관계자는 “새로 진출하는 거점 지역에 핵심 인재들을 배치하고 더 나은 보상을 지급해 조기 현지화에 나설 계획”이라며 “해외 진출과 맞물려 주재원에 대한 보상체계가 정착되면 오는 2025년까지 해외 점포를 20개국 165개로 확대하는 등 글로벌 진출 그랜드 플랜을 추진하고 있는 김 행장의 구상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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