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고양 창릉, 땅값 3.3㎡당 150만원…"더 오를까"

후보지 유출 파문 딛고 3기 신도시로 결국 지정
"아직 조용…개발호재인데, 반대할 이유 없어"
땅값 3.3㎡당 100만~150만원…보상가 관건
  • 등록 2019-05-08 오전 7:00:00

    수정 2019-05-08 오전 8:01:49

지난 6일 정부가 3기 신도로 선정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창릉지구 일대 전경. 논밭과 과수원 등이 들어서 있다.(사진=이데일리 박민 기자)
[이데일리 박민 기자] “고양시 용두동은 과거 1971년에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47년간 개발행위가 제한됐습니다. 지난해 신도시 후보지 유출로 지정 검토가 무산됐다가 이번에 결국 선정돼서 다행입니다. 앞으로 신도시로 개발되면 인근의 먼저 조성됐던 원흥지구나 삼송지구에 비해 주거 가치가 훨씬 높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린벨트해제 용두동대책위원회 관계자)

지난 7일 오후 1시. 서울 지하철 5·6호선·공항철도·경의중앙선 환승역인 공덕역에서 경의중앙선을 타고 20여분을 달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화전역’에 도착했다. 화전역 일대는 정부가 이날 3기 신도시로 선정한 ‘고양 창릉지구(창릉·용두·화정동)’에 속한 곳이다. 다만 이곳은 서울 신흥 업무지구인 상암DMC(디지털미디어시티)와 단 2개 정거장 차이라곤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도심과는 동떨어져 있었다.

국토부는 이날 이곳 고양 창릉지구를 비롯해 부천 대장지구 등 2곳을 수도권 3기 신도시로 선정·발표했다. 이는 정부가 수도권 집값 안정화를 위해 지난 9월 발표한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 방안’의 3차 계획으로 사실상의 마침표다. 지난해 1차( 3만5000가구), 2차(15만5000가구)에 이은 것으로 이번 3차에서는 수도권 28곳 택지 입지를 확정하고, 11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고양 창릉지구는 땅 813만㎡ 면적에 3만8000만 가구를 지을 수 있는 택지다. 이중 135만㎡는 자족용지로 조성하고, 330만㎡는 공원과 녹지 등 호수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부천 대장지구는 343만㎡ 규모다. 68만㎡를 자족용지로 조성하고, 100만㎡는 공원으로 짓는다. 30만㎡ 규모의 멀티스포츠 센터도 건립한다.

이날 창릉지구는 이처럼 ‘3기 신도시’라는 대규모 개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한적한 분위기만 감돌았다.마치 이미 예견했던 상황인 것처럼 담담한 분위기였다. 앞서 이곳은 지난해 정부가 신도시로 검토했다가 후보지 사전 유출이라는 이유로 제외됐다가 이번에 다시 신도시 명단에 올리면서 몇개월새 냉탕과 온탕을 오간 곳이다.

이날 화전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과수원에서 만난 70대 한 주민은 “아침에 신도시로 선정됐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당연히 선정돼야 했다고 생각한다”며 “창릉지구는 동측에 향동지구, 북측에 원흥·삼송지구, 서측에 화정지구 등에 둘러쌓여 있지만 상대적으로 개발이 더뎌 소외됐던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개발 과정에서 토지 보상이 제대로 이뤄져야 할 텐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일반적으로 개발 계획이 발표되면 일대 공인중개사무소들도 업무가 마비될 정도고 전화가 빗발치지만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분위기였다. W공인중개 대표는 “신도시로 지정돼 개발이 되면 앞으로 도로도 넓어지고 교통편도 좋아진다고 하는데 이를 반대할 주민이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덕양구 내 균형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정부가 3기 신도로 선정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창릉지구 일대 전경. 키 작은 건물들이 도로를 따라 듬성듬성 들어선 여느 시골 마을 풍경이다. (사진=이데일리 박민 기자)
전문가들은 향후 신도시 개발까지 관건은 교통시설 구축과 일대 땅 주인들의 토지보상으로 꼽았다. 현재 고양시 일대는 향동, 지축, 삼송지구 등 택지개발로 인해 새 아파트가 계속 들어서고 있지만 교통 등 인프라 미비로 입주 지연과 미분양 문제를 안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택지 조성 시 약속한 자족기능 및 광역교통망의 인프라 개선 속도가 이번 3기 신도시 성패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현재 용두동 일대 농지 땅값은 3.3㎡당 100만~150만원에 거래되는데 정부가 보상가를 앞으로 얼마에 책정하냐에 따라 사업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이를 염두해 이날 3기 신도시 선정과 함께 광역 교통대책도 함께 내놓았다. 고양 창릉지구의 경우 우선 서울 지하철 6호선 새절역에서 고양시청까지 잇는 14.5㎞ 길이의 ‘고양선(가칭)’ 지하철을 신설하기로 했다. 특히 지구 남측 화전역(경의중앙선)과 지하철 신설역을 BRT(간선급행버스체계)로 연결한다. 또 부천 대장지구는 지하철 5·9호선 김포공항역과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잇는 S-BRT를 설치한다. 또 S-BRT 이용객의 환승 서비스를 높이기 위해 부천종합운동장역에 복합환승센터도 설치할 계획이다.

이문기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 “해당 지구뿐 아니라 인근 지역 주민, 기존 신도시 주민들도 지하철 신설이나 도로망 확충, BRT(간선급행버스체계) 확대 등을 통해 도심 접근이 용이해지는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아파트’ 로제 귀국
  • "여자가 만만해?" 무슨 일
  • 여신의 등장
  • 표정부자 다승왕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