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병원·영화관, 무차별 도청한 朴정부 기무사… "최고의 부대" 칭찬까지

  • 등록 2019-04-09 오전 4:00:00

    수정 2019-04-09 오전 4:00:00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군 기무사가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을 체포한다는 명목으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감청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저녁 JTBC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군 기무사가 군사장비를 이용해 민간인을 상대로 무차별 감청을 실행한 자료를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실로부터 입수해 공개했다.

자료를 보면 유병언씨 추적이 진행 중이던 시기 기무사가 일반 시민을 상대로 감청한 기록이 그대로 드러난다. 성남 한 택시기사의 무전 내용, 부산 영화관에서 직원과 손님이 대화하는 내용, 부산 한 식당에서 조리준비를 하는 직원들의 대화 내용 등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기무사는 심지어 순천 한 소방서 무전까지 감청해 기록했다. 같은 지역 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 처치과정에서 주고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화 내역도 있다.

이같은 내용은 모두 기무사가 군사장비인 ‘기동 방탐잠비’를 동원해 영장도 없이 민간인을 상대로 무차별 감청을 한 뒤, ‘일일보고’ 형태로 상부에 전달한 것들이다. 특정 주파수대를 감청하는 이 장비는 안보 목적으로 군사작전에만 쓸 수 있다.

청와대는 이같은 기무사 활동에 흡족해하며 “이렇게 중앙집권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은 없다, 최고의 부대”라고 칭찬하기까지 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같은 자료는 전부 파기되고 1부만 남겨두도록 했는데, 이 남은 한부가 천 의원실을 통해 공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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