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휴대전화 사용의 근본 취지는 사회와의 소통 활성화, 자기개발 기회 확대, 건전한 여가선용 여건 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도 병 휴대전화 사용 관련 논의가 있었다. 2014년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에서 검토했을 때 결과는 ‘불가’ 판단이었다. 당시 연합뉴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이병은 찬성(83%) 의견이 많았지만, 상·병장은 반대(53%), 간부는 반대(62%)가 우세했다. 국민 여론 역시 보안상의 이유로 반대(68%)가 많았다.
병 휴대전화 사용은 병영문화 혁신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과거 군은 병사들을 통제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이번 휴대전화 사용이나 평일 외출 허용은 개인의 인권을 우선시해 자율과 책임을 부여한다는 시각에서 접근한다는 것이 매우 큰 변화다. 전 국민의 생필품인 휴대전화는 군복무 중인 장병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병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군내 구타나 가혹행위 등 각종 사고 예방 효과 뿐 아니라 군복무로 인한 고립감 해소, 학업이나 관심 분야에 대한 학습, 개인만의 공간으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와 여가생활 등이 가능해진다. 부모님 입장에선 소통을 통해 군에 보낸 자녀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해소가 될 수 있다.
국방부는 보안 사고나 신종 병영 부조리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휴대전화 사용 가이드라인을 배포해 교육을 강화하고, 위반 시에는 상응한 제재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또 보안사고 예방을 위해 촬영과 녹음기능 사용을 금지하고 촬영 기능은 시스템을 도입해 보안도 강화했다고 한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군사 선진국은 물론이고 우리처럼 징병제 국가인 이스라엘과 러시아 등에서는 병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보안사고 우려나 군 기강 해이 문제 등 부정적 측면에서만 볼 게 아니라는 얘기다. ‘제복 입은 민주시민’으로서의 장병들이 스스로 자율과 책임을 실천해 국가안보를 튼튼히 할 수 있도록 적극적 지지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