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원전 폐기는 큰 실수…신재생-원전 투트랙 가야”

[인터뷰]美핵전문가 케네스 루옹고 대표
“원전 폐기하면 석탄화석연료 급증 문제”
“원전 기술력 가진 韓, 국제 경쟁력 있어”
“원전 안전·폐기물 문제, 국제 협력 필요”
  • 등록 2019-02-07 오전 1:00:00

    수정 2019-02-07 오전 1:00:00

미국 핵전문가인 케네스 루옹고 PGS 대표. 워싱턴에 위치한 PGS는 핵안보, 핵에너지 분야 비정부기구(NGO)다.[PGS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문재인정부가 원전을 완전히 폐기하는 쪽으로 가면 큰 실수를 하는 것입니다. 신재생 발전과 원전이 함께 가는 방향을 고민해야 합니다.”

미국의 핵 전문가인 케네스 루옹고 PGS(Partnership for Global Security·美 NGO) 대표는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탈원전을 추진 중인 문재인정부에 이 같은 정책 제언을 했다. 루옹고 대표는 미국 에너지부(DOE)에서 북한 태스크포스(TF) 소장을 역임하는 등 핵안보, 원자력 분야 전문가다.

루옹고 대표는 네 가지 측면에서 원전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첫째로 원전이 폐기될 경우 기후에 미칠 악영향 △둘째로 러시아·중국이 공격적으로 원전을 건설하고 있는 상황 △셋째로 남한·미국처럼 책임감을 가지고 원전을 짓는 나라가 많지 않은 점 △넷째로 혁신적인 원전 기술을 폐기를 고려해야 할 문제로 꼽았다.

루옹고 대표는 기후 문제의 심각성도 지적했다. 그는 “원전을 없애는 나라들 대부분이 석탄화석연료에 발전을 의존하게 된다. 아직은 신재생 발전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며 “화석연료 발전량이 많아지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게 된다. 전세계적 기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한국의 발전량은 석탄화력이 23만8799GWh(43.14%)로 가장 많았고, 원자력 14만8427GWh(26.81%), LNG 12만2773GWh(22.18%) 순이었다.

신재생은 2만7874GWh(5.04%)로 석탄화력 발전량의 10분의 1수준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을 급격하게 줄이면 발전량을 충당하기 위해 석탄화력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루옹고 대표의 지적이다.

루옹고 대표는 한국이 원전과 신재생을 함께 발전시키는 방안을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전을 수출하는 등 고도의 기술력,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원전 주요 수출국”이라며 “문재인정부가 내부적으론 원전을 줄이면서 수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재생과 원전을 함께 가면 한국이 국제 사회 에너지 분야에서 좋은 위치를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옹고 대표는 원전의 안전성과 폐기물 문제에 대해 “어느 나라도 제대로 완벽하게 관리를 잘하고 있지 않다”면서 “핀란드와 같은 모범 사례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전을 사용하는 국가들이 서로 협력해야 한다”면서 “국제표준을 잘 지키고 원전 시스템을 잘 관장하는 시스템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한국의 발전소 발전량 비율을 에너지원별로 분류한 것이다. 한국은 석탄 화력, 원자력의 발전 비중이 LNG, 신재생, 수력보다 많다. 단위=%, GWh.[출처=한전 전력통계속보 2018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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