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민속놀이 안전하게 즐기려면?

제기차기 '고관절 충돌증후군' 주의…양발 번갈아 사용해야
널뛰기 착지 잘못하면 '무릎·발목 염좌' 일으킬 수 있어 주의 해야
  • 등록 2019-01-30 오전 12:32:24

    수정 2019-01-30 오전 12:32:24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설날이 되면 우리 선조들은 널뛰기,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를 즐겼다. 농사를 시작하기 전 한 해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였다. 최근 민속놀이는 현대인들에게 명절의 세시풍속을 경험하고 재미를 주는 활동으로 재인식되고 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전국 주요 관광지나 쇼핑몰, 박물관 등지에서 다양한 민속놀이 행사가 열리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전통 민속놀이 문화확산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민속놀이에 몰입하게 될 경우 나도 모르는 사이 근골격계 부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근육과 관절이 약한 노인과 어린이들의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설날 민속놀이를 안전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김노현 자생한방병원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제기차기’ 양발로 번갈아 차야 고관절 부담 줄어

회사원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인 김 모씨(43)는 지난해 설 연휴 귀경길에 들른 관광지에서 민속놀이 행사에 참가했다. 운동에 자신이 있던 그는 제기차기 대회에 지원해 실력을 뽐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줄 경품을 타기 위해 평소보다 무리해서 제기를 차올린 것이 화근이었다. 제기차기 직후 엉덩이와 허벅지에 뻐근한 느낌이 들었지만 일시적인 근육통으로 여겨 한동안 진통제와 파스로 통증을 참았다. 급기야 오른쪽 엉덩이에 큰 통증을 느낀 김 씨는 병원을 찾았고 결국 ‘고관절 충돌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간단하고 쉽게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은 민속놀이인 제기차기는 고관절과 허벅지, 무릎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하체 발달에 좋은 운동이다. 그러나 제기를 차올릴 때마다 고관절을 크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과도한 제기차기는 고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고관절을 지나치게 사용하면 고관절의 덮개 부분인 비구와 넓적다리뼈가 서로 부딪혀 염증이 발생한다. 이러한 질환을 ‘고관절 충돌증후군’이라고 한다. 고관절 충돌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엉덩이와 허벅지에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통증과 뻐근함이다. 고관절 충돌증후군을 방치하면 통증이 점차 심해지다가 고관절염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고관절 충돌증후군 치료를 위해 한방에서는 먼저 추나요법을 통해 고관절의 구조를 바로잡고 주변 근육을 이완시켜 기혈 순환을 활발히 해준다. 여기에 염증을 가라앉히고 근육, 인대를 강화하는 약침과 한약 처방을 통해 근본적인 재발 위험성을 줄인다. 추나요법은 오는 3월 건강보험이 적용돼 근골격계 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대폭 줄여줄 전망이다.

김노현 원장은 “보통 한쪽 발로만 제기를 차는 경우가 많은데 양쪽 발을 자주 번갈아 가며 사용해 고관절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을 추천한다”며 “고관절 충돌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과도한 고관절 사용에 주의하고 양반다리를 하거나 다리를 꼬는 등 고관절에 부담을 주는 자세를 되도록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널뛰기’ 착지할 때 무릎·발목 염좌 주의

널뛰기도 대표적인 설날 민속놀이 가운데 하나다. 앉아서 즐기는 시소와 달리 널뛰기는 두 사람이 서서 교대로 뛰어올라야 하기 때문에 균형 감각이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공중에서 착지할 때 몸이 지면과 맞닿는 충격이 무릎으로 고스란히 전달된다는 점이다. 또한 널뛰기를 하다 중심을 잃을 경우 발을 헛디뎌 발목을 삐끗하기도 한다. 무릎과 발목에 큰 충격이 가해질 경우 주변 인대와 근육이 손상돼 염좌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따라서 널뛰기를 할 때는 무릎을 살짝 굽혀 관절 부담을 완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굽이 딱딱한 구두보다는 완충 기능이 있는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염좌가 발생했다면 관절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냉찜질을 통해 염증의 붓기와 열감을 완화시켜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염증이 해소된 이후 온찜질을 해주면 근육을 이완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손상된 인대와 근육의 회복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다.

◇ 미세먼지 심한 날엔 ‘도라지·구기자’ 등 한방차 도움돼

최근 늦겨울에 접어들면서 ‘삼한사미(3일은 추위, 4일은 미세먼지)’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미세먼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민속놀이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대부분의 놀이가 실외에서 진행되는 만큼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실내에서 지내는 것을 추천한다.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도라지, 구기자 등의 한방차가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도라지는 사포닌과 이눌린 성분이 많아 기관지 점막을 튼튼하게 해줘 기관지염과 목감기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구기자와 녹차에 함유된 탄닌 성분은 항산화 작용뿐만 아니라 수은, 납, 카드뮴 등 중금속을 체외로 배출하는데 효과가 있다.

김 원장은 “설날 민속놀이를 즐기다 일어날 수 있는 근골격계 부상은 충분한 준비운동만으로도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며 “5일 간의 설 연휴를 보내는 동안 건강에 항상 유의하고 만약 부상을 입었을 경우엔 악화되기 전에 전문가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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