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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폭주하고 있는 서울 집값 급등의 배경으로 온라인 단체 채팅방을 통한 가격 담합이 지목되고 있다. 과거에는 아파트 부녀회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담합이 요즘은 카카오톡 채팅방이나 입주민 전용 온라인 카페 등으로 옮겨와 집값을 띄우는 ‘담합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것이다. 경력 20년차의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는 “1000여가구 넘는 대단지에서 일시에 호가를 1억~2억원씩 올려달라고 주문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집주인들의 가격 담합이 있기 전에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꿈적도 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이처럼 집주인의 가격 담합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각종 부동산 관련 온라인 카페에서 ‘카톡방’, ‘채팅방’, ‘단톡방’이라고 검색어를 기입하면 특정 지역명이나 단지 이름을 내건 채팅방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대부분 아파트 실거래가나 동네 소식 등을 공유하자며 참여자들을 유도한다. 이들 채팅방에서는 실시간으로 일대 아파트 단지의 거래가격이 공유되고, 이는 다시 ‘우리 단지만 안 오를 수 없다’는 심리로 이어지며 호가를 끌어올리는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 채팅방 참여자는 “부동산 대책이 나와도 이곳(채팅방)에서는 집값이 오르는 쪽으로만 해석하는 글들이 넘쳐난다”며 “특히 우리 아파트 단지가 타 단지보다 싸게 팔릴 이유는 없다는 식으로 얼마 이하로는 절대 팔지 말자는 말들도 오간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가 파기하는 사례가 급증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부도 최근 채팅방을 통한 집값 담합을 인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단속은 중개업소 현장 점검에 그치는 실정이다. 심증은 가지만 물증을 확보하기 어려워 몸통을 잡지 못하고 꼬리만 잡는 식이다. 조사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