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타깃은 '로또 분양'…후분양제 카드 만지작

김현미 국토부 장관 "시장 과열되면 추가 대책" 경고
예의주시 하고 있으니 투기 말라는 구두개입
청약시장 과열…'신혼희망타운·분양원가 공개' 카드
  • 등록 2018-06-26 오전 3:11:02

    수정 2018-06-26 오전 7:42:39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집값은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만일 시장이 과열된다면 추가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시장 과열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추가 대책을 언급하면서 정부가 꺼내들 다음 ‘카드’(부동산 대책)에 관심이 쏠린다.

실제 전국 아파트값을 보면 지난 18일 기준 한 주 간 0.05% 내려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울에서는 0.07% 올라 지난 3월 26일 기준 0.09% 오른 이후 12주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 아파트값은 하락세이지만,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을 비롯해 종로·중·동대문·서대문구 등 도심지역은 상승세가 여전하다. 대구 수성구 아파트값도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달 들어 3주 연속 0.1% 이상씩 올랐다. 침체에 빠진 여타 지방 주택시장과는 딴판이다.

김 장관은 25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도) 상승하고 있는 지역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 대책이 뭔지에 대해서는 “지금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시기가 되면 얘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우선 대구 수성구처럼 투기과열지구이지만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조정대상지역에 속하지 않아 양도세 중과를 피해 갈 수 있다는 점이 수성구의 집값을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강남3구 집값이 다시 들썩일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월 셋째 주 서초구 아파트값은 0.01% 하락하는데 그쳐 6주만에 최소 낙폭을 보였고, 강남구와 송파구도 낙폭을 0.1% 이내로 줄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현재는 모니터링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아파트값이 꿈틀대기만 해도 민감할 수밖에 없어 추가 대책을 언급한 것은 구두개입에 나선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꺼내들 카드가 남아 있으니 투기에 나서지 말라는 엄포를 놓은 셈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전반적으로 재고아파트 시장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만큼 김 장관이 주시하고 있는 부분은 청약시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 정책으로 ‘로또’ 분양 단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서울과 수도권 분양시장은 청약 열기로 뜨겁다. 이달 중순 청약을 진행한 서울 강동구 ‘고덕자이’(고덕주공6단지 재건축 아파트)는 평균 31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했고, 양천구 신정뉴타운 ‘래미안 목동 아델리체’(2-1구역 재개발 단지) 역시 25.5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 마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여름 비수기가 지나고 가을 성수기가 오면서 분양시장이 재가열될 때 쓸 카드가 있다”며 “민간부문 분양가 상한제, 후분양 로드맵, 신혼희망타운 공급, 공공임대주택 공급 방안 등이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신혼희망타운 공급계획 발표는 다음달 예고돼 있다.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택지가격 산정 기준을 변경하는 한편 과도한 시세 차익을 환수하는 장치도 담길 예정이다. 작년 11월 주거복지 로드맵에서 공개한 신혼희망타운 대상지 9곳 외에 현재 발굴 중인 서울 등 수도권 내 추가 부지 발표도 함께 이뤄진다.

분양원가 공개를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2007년 주택법 개정으로 공공아파트는 61개, 민간아파트는 7개 항목의 원가를 공개해야 했지만, 2012년 말 공공아파트는 12개로 줄었고, 2014년 말 민간아파트의 분양원가 공개는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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