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52년' 임동진 "모노드라마 처음…진심어린 고백"

연극 '그리워 그리워'로 5년만 무대 복귀
아내 먼저 보내고 홀아비 된 주인공
가족에 대한 그리움 1인극으로 읊어
누구나 공감할 소재로 힐링 주고파
목회활동 하다 재작년 성직 은퇘
"봉사·헌신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것"
  • 등록 2016-05-05 오전 6:16:00

    수정 2016-05-05 오전 6:16:00

목회자에서 배우로 다시 무대에 서는 임동진은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임동진은 “잠깐 왔다가는 인생사다. 인생에는 재공연이 없다”며 “중년이라면 ‘어떻게 내 인생을 아름답게 그려갈 것인가’를 한번쯤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사진=컬처마인).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배우에서 목회자로, 다시 배우로. 흔치 않은 이력이다. 1968년 TBC 8기 공채 탤런트로 이름을 알린 뒤 올해로 연기인생 52주년을 맞은 임동진(72). 그가 한동안 떠나 있던 무대로 복귀한다. 오는 9일부터 6월 26일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KT&G 상상아트홀에서 공연하는 연극 ‘그리워 그리워’를 통해서다. 2011년 ‘사흘 동안’ 이후 5년 만에 관객 앞에 선다. 임동진은 “한창 때 주로 방송과 영화에만 출연해왔는데 나이가 들면서 정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며 “눈요기로 끝나는 작품이 아닌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를 통해 힐링을 전하고 싶었다”고 이번 작품에 출연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1인극으로 무대 복귀…“설레고 떨려”

‘그리워 그리워’는 임동진이 직접 기획하고 협력연출로 참여한 작품.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무심하게 지내온 가족이 서로의 사랑을 깨닫고 화해하는 과정을 그린 모노드라마다. 형식은 1인극이지만 아내와 이미 죽은 딸, 사위 등의 목소리를 통해 서로 간의 갈등과 애정 등을 표현한다. 임동진은 이번 작품에서 손녀딸의 결혼식을 앞둔 70세 ‘서진우’ 역을 맡아 이 시대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배우 임동진(사진=컬처마인).
창작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의 오은희 작가가 대본을 쓰고, 최병로가 연출로 참여했다. 배우 정영숙이 목소리 연기로 함께한다. “세월이 험난하고 모든 가정이 무너지는 시대라는 건 누구나 공감할 거다. 5월 가정의 달을 기점으로 부부의 사랑과 그 속에 감춰진 그리움을 생각해봤으면 했다. 작품은 아내를 떠나보낸 홀아비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혼자 읊는 이야기다. 오래전부터 이런 작품을 한번 해보고 싶었다.”

“여보 그랬구나. 당신 그렇게 날 다 용서하고 떠났구나. 당신의 목소리, 얼굴, 숨결 모든 게 그리워. 내 남은 시간 속죄하는 마음으로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하다 당신에게 갈게(‘그리워 그리워’ 중). 반백년 연기를 해왔지만 모노드라마는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무대가 떨리고 기대가 된다고 했다. “나만의 모노드라마라서 굉장히 들떠 있다. 요새 모든 공연 장르가 볼거리 위주로 돼 있지 않나. 하지만 이번 작품은 한 인간의 진심 어린 고백이 들어 있다. 사랑·회복·용서·화해를 다 담았고 결국 돈에 미치면 망가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내 나이가 이제 칠순을 넘겼지만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열정에 사로잡혀 있다. 스태프들은 모두 젊다. 나만 나이가 많다. 하하.”

△“목회자나 배우나 본질은 같아”

임동진은 1964년 연극 ‘생명’으로 데뷔했다. 그간 ‘열망’ ‘토지’ ‘빙점’ ‘몽실 언니’ ‘대조영’ 등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대중과 만나 왔다. 2007년 목사 안수를 받은 후로는 활동이 뜸했지만, 2014년 성직에서 은퇴하고 지난해 드라마 ‘징비록’으로 배우활동을 재개했다. “그간 TV와 영화를 오가며 활동해왔는데 원래는 연극배우 출신이다. 나이를 먹으니 정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중년의 관객도 거리감 없이 극장을 찾을 수 있도록 쉽게 볼 수 있는 일상을 드라마에 담았다. “영화 ‘국제시장’도 사실은 다 아는 이야기지만 큰 울림이 있었다. 이번 작품 역시 살아오면서 흘려버렸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었다. 모두가 함께 잘살 수 있는 핵심은 역시 사랑과 배려다.”

배우 임동진(사진=컬처마인).


목회자와 배우의 삶을 따로 구분하진 않는다. 오히려 두 가지의 삶을 살아오면서 양쪽이 서로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목사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사랑을 전하고 회복을 요구하는 사람이다. 이번 작품 역시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

목회활동을 할 동안 잠시 드라마에 카메오로 출연할 때는 기도를 해달라는 요청도 많이 받았단다. “분장실에 가니 기도해달라고 다가오는 동료가 너무 많더라(웃음). 아침에 부부싸움 했다고 고백을 하기도 하고 요새 힘든 일이 많다면서 상담을 하기도 했다. 목회자로서의 삶은 마무리했지만 여전히 살아가면서 할 일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배우는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봉사·헌신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려 한다.”

배우 임동진(사진=컬처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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