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자산 4兆 넘어선 SM그룹…車부품·제약·골프장도 눈독

  • 등록 2015-10-22 오전 5:10:00

    수정 2015-10-22 오전 11:37:12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국가대표 체조 선수 양학선에게 아파트를 쾌척하면서 유명세를 탔던 삼라마이더스(SM)그룹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주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기업들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계열사를 17개까지 늘렸다. 일각에서는 SM그룹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M&A에 나서고 있는 만큼 확장을 경계하는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AMD21·솔로몬신용정보 등 인수 유력

△우오현 SM그룹 회장
21일 업계에 따르면 SM그룹은 최근 자동차부품업체인 ADM21과 채권추심업체인 솔로몬신용정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ADM21은 한때 와이퍼 생산에서 국내 1위와 세계 10위에 올랐지만 금융위기 이후 회사가 어려워져 결국 지난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솔로몬신용정보 역시 한때 신용정보업계 3위였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부실과 불법대출로 솔로몬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대주주가 예금보험공사로 바뀌었다.

이들을 인수하면 SM그룹이 거느린 계열사는 19개로 늘어난다. 이외에 SM그룹은 오스틴제약과 제주 더 클래식CC 등의 인수도 검토 중이다. 최근에는 동부건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도중에 포기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M&A시장에서 한동안 지갑을 닫았던 SM그룹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사옥도 신축하는 등 종합그룹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빠른 영역확장…위험요소 지목도

SM그룹 모태는 1988년 1월 설립한 삼라건설로, 그룹의 주된 성장동력은 M&A다. 창업자인 우오현(사진) 회장은 전남 고흥 출신으로 양계 사업을 출발점으로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지난 2004년 토목건축업체인 진덕산업 인수를 시작으로 건전지 제조업체인 벡셀과 알미늄업체 남선알미늄, 경남모직을 연이어 인수했다. 2008년 이후엔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곤경에 처한 우방과 신창건설 등 중소건설업체도 사들였다.

상장 계열사 중 하나인 티케이케미칼(104480)도 동국무역에서 사들인 회사다. 고속도로 하이패스 관리업체인 하이플러스카드와 대한해운, 동양생명과학 등 역시 M&A를 통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M&A를 통해 지난 2004년 703억원에 불과했던 그룹 자산규모는 올해 6월 기준 4조1284억원으로 약 60배나 불어났다.
△단위: 억원. 2015년은 6월 말 기준. [자료: 금융감독원]
특히 SM그룹은 법정관리를 진행 중인 기업들을 인수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초로 사들인 진덕산업은 물론이고 남선알미늄, 우방, 신창건설 등 대부분이 법정관리 상태에 놓여 있었다.

이 관계자는 “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기업의 M&A는 그룹 입장에서 비용과 시간을 최소하하면서 성장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SM그룹이 그동안 인수했던 대부분의 부실기업이 회생(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그 과정에서 혹독한 구조조정이 거의 없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하이플러스카드 등 SM그룹이 그룹의 기존 사업과 큰 연관성이 없는 기업들을 하나둘씩 인수하고 있는 점은 위험 요소로 꼽힌다. 앞선 2011년 SM그룹은 유압기 부품 계열회사인 태주를 인수했지만, 그룹 관리 아래 법정관리에 돌입하기도 했다. 또 법정관리가 진행돼 어느 정도 부실이 정리된 매물들만 인수했던 만큼 실제 기업회생 능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SM그룹은 M&A시장의 중요한 플레이어 중 하나”이라며 “다만 계열사 수 증가로 조직문화가 다른 회사들이 모이고 있는 만큼 이를 잘 해결해 종합그룹으로 거듭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M그룹 계열사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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