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네브래스카주)=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을 좀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새벽 4시부터 줄을 섰다. 버핏 회장의 투자 철학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2005년 딸과 아들의 권유로 주식을 매수한 뒤 매년 주주총회에 오고 있다. 버크셔 주총은 그저 주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이다.”
2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센추리링크 센터 행사장 내에서 만난 버크셔 주주 윌리엄 페트리(72)씨는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연례 주총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애리조나에서부터 온가족이 출동한 그는 행사장이 개방되는 오전 7시보다 세 시간 전부터 줄을 선 끝에 1층 앞자리를 선점할 수 있었다. 그는 “주총에 참석하려고 먼 곳에서 왔는데 이 정도쯤은 아무 것도 아니다”라며 밝게 웃었다.
버크셔 주총 공식행사인 버핏 회장과 멍거 부회장의 대담이 진행되는 이날 센추리링크 센터 아레나는 새벽 6시 이전부터 문전성시를 이뤘고, 개방되자마자 금새 수많은 사람들로 빼곡히 들어찼다. 본래 2만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이 곳은 올해 4만명 이상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는 특히 버핏 회장의 취임 50주년을 맞아 예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 2일(현지시간) 새벽 6시경 사람들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 행사장인 센추리링크 센터로 향하고 있다.(사진 : 김혜미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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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들은 버핏 회장에게 큰 만족감을 표시하는 한편 그가 없는 버크셔 해서웨이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린 두 딸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헤라 로빈(41)씨는 “버크셔 주식을 10주 넘게 갖고 있다”며 “성과는 대체로 만족스럽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뛰어난 실적을 보여줬으면 하는 것이 최고의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주는 “버핏 회장이나 멍거 부회장이 없다해도 버크셔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 결과는 두고봐야 겠지만 아마도 10년 안에 주식을 매도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버크셔 주총은 미 중부시각 기준 오전 8시30분부터 시작됐으며 이후에는 행사를 녹음하거나 사진 촬영이 금지된다. 8시30분부터 약 45분간 버핏이 등장하는 짤막한 동영상과 코카콜라 등 버크셔가 투자했거나 보유하고 있는 기업 광고들로 구성된 버크셔 무비가 상영됐다.
| 2일(현지시간) 오전 7시경 버크셔 주주총회가 열리는 센추리링크 아레나 내부. 이날 문이 개방되자마자 행사장은 사람들로 빼곡히 들어찼다.(사진 : 김혜미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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